누군가를 밀어서 지하철에 치게한 사건

어느 노숙자가 지하철 플랫폼에서 40대 주부를 밀어서 때마침 들어오던 지하철에 부딪혀 죽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런데, 밀었던 이유가 "그냥 홧김에"라고 한다. 정말 충격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사실, 개개인이 모르는 타인에게 우호적이지는 않더라도, 베타적이일 수는 있어도 적대적이지는 않았다. 그렇지 않으면 현 시스템에서는 살아갈 수가 없지 않은가!

잠시, 장소를 바꿔보자. 누군가가 우리집의 초인종을 눌렀다면, 우리는 이 초인종을 누른 사람이 일차적으로 우리집에 강도짓하려고 왔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물론, 이 낯선 사람에게 호의적일 수는 없지만...

지하철을 이용하는 우리도 마찬가지다. 내 주변 사람들이 서로 불특정한 누군가를 밀어서 지하철에 치어 죽게 만들려고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과연 지하철을 탈 수 있을까? 하지만, 이제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지하철을 타야할 지도 모른다. 혹시라도, 주변 누군가가 당신을 밀어서 들어오고 있는 지하철에 치어 죽게할 수도 있다는 가정을 하면서 지하철을 타야 한다.

왜 이렇게 세상이 각박해 졌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지하철을 기다릴 때는 앉아서 가지 못할지라도 뒤에 서야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