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키키 브라더스

시네하우스 홈페이지에 적혀있는 신사역 1번출구라는 말만 믿고, 어영부영 왔다가 버스로 세정거장 정도 떨어진 거리 때문에 배신감을 억누르지 못한 상태에서 영화는 시작되었다.

난 롱테이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지루하다. 와이키키 브라더스도 화면의 움직임이 별로 없는 영화이다. 마치 드라마 같다. 고등학교 때, 보았던 아버지라는 영화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내용은 그것 이상으로 무겁다. 아버지가 비교적 현실의 아버지를 묘사하여, 우리에게 공감이 갔던 반면에,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나와 동떨어진 듯한 곳에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그런지, 영화에 몰입하기는 힘들었다.

무명 밴드의 설움을 넘어서서, 우리사회 그늘에 사는 사람들 자체를 대변해주는 듯한 분위기였다. 마지막 장면에서 어둠속에 나타난 빛을 표현하지만, 그 역시, 비참하다.

영화라는 느낌 보다는 한편의 베스트 극장을 보는 느낌이었다.

출발! 비디오 여행의 MC인 홍은철 아나운서도 나오고, 감독도 직접 나와서 영화에 대한 설명과 질문, 그리고 입소문에 대한 앙증맞은 부탁으로 시사회는 끝이 났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