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tiumⅲ 700E

마침내 CPU를 업그레이드 하게 되었다. 예전이었다면, 메인보드까지 다 갈아업고 썬더버드 1.2GHz를 샀겠지만, 지향점이 최소투자의 최대성능으로 바뀐 이후로, 현 메인보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CPU중에 선택한 결과, Pentiumⅲ 700E를 중고로 구입하게 되었다.

메인보드에 CPU를 설치하는 것은 그리 만만한 작업이 아니었다. 일단 라이저카드에 CPU를 꼽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이노무 쿨링팬을 고정시키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한쪽을 끼우면, 다른한쪽까지 핀이 가지를 않는다. 결국 펜치까지 동원해서 겨우 꼽았다.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결릴 정도로 힘을 줬다.

그 다음도 문제가 있었다. 라이저 카드 자체는 슬롯에 잘 들어가는데, 지지대라고 준 플라스틱 조각을 어떻게 고정시키는 것인지 몰라서, 메뉴얼을 보고 또보고 하다가, 결국 자체적인 방법으로 대충 구정시켜 버렸다. 걱정이 컸으나, 포스팅되는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저번에 쓰던 Pentiumⅱ 350Mhz에서 딱 두배의 클럭수가 향상되었는데, 과연 얼마나 성능 향상이 있을까, 라는 궁금증을 가지고 시스템을 부팅시켜 보았으나, 거의 느낄 수 없는 부팅속도의 차이때문에 약간의 실망을 했다. 뭐, 당연한 결과 아닌가!

성능 향상은 예상밖의 작업에서 나타났다. 바로 인터넷! 이제까지 인터넷 속도는 당연히 회선속도에만 국한되는 것인줄 알았다. 그러나, 이것이 왠일인가! 화면에 뿌려주는 속도가 정말 두배는 증가한 것이다. 실제로 느끼는 체감속도가 이정도라면 놀랄만 하다. 플레쉬로 가득찬 사이트도 아주 완벽하게 뿌려주었다. 이제부터 플레쉬를 좋아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하나, mp3 디코딩에서였다. 평소 플레쉬가 많은 사이트를 서핑하면서 mp3를 틀어놓으면 종종 끊기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100%는 아니지만, 그런 현상이 아주 미미했다. 또한 CPU점유율이 6~7%였던 것에 반해서, 0~3%라는 믿기 힘들 정도의 낮은 점유율을 보여주었다. 0%라는 것은 이미 몇초동안 해놓을 일을 미리 다 해놓고 대기하고 있다는 뜻 아닌가!

예상외로 게임에서는 속도의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다. 주로 하는 게임이 FIFA2001과 Need for Speed : Porsche 2000인 만큼, 그렇게 사양에 민감하지는 않았지만, 결론을 말하자면, 요즘 게임속도는 CPU는 물론이고 그래픽 카드의 성능도 상당한 비중을 찾이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자주 애용하고 있는 Photoshop 6.0에서도 상당한 성능향상이 이루어 졌다. 프로그램 로딩속도는 큰 차이가 없었으나, 파일을 불러올때의 로딩속도는 상당한 차이를 보여주었다. 큰 파일의 경우는 그다지 차이를 느낄 수 없었으나, 자잘한 파일을 불러올 때는 그 차이를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필터를 자주 쓰지는 않지만, 복잡한 필터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또한, DivX 디코딩과 압축및 해제에도 성능향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라이저카드까지 포함하여, 총 12만 7천원이 소요되었는데, 10만원 안팎의 셀러론 950Mhz를 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