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죽음』 기욤 뮈소

기욤 뮈소, 이 프랑스 작가의 작품들을 만나보게 된 것이 나에게는 참 행운이다. 물론, 수많은 언어로 번역되어 출간되었고 한국에서도 그의 여러 작품이 이미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장악하곤 했으니 조금만 소설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그의 작품을 피해가는 것이 오히려 더 어려운 일일 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완전한 죽음』은 그의 두번째 소설이다. 이미 『스키다마링크(SKIDAMARINK)』로 그의 잠재력을 프랑스에 알린 그는 『완전한 죽음』으로 프랑스는 물론 전세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키게 된다. 나의 경우는 그의 세번째 소설인 『구해줘』를 통해서 그의 작품에 푹 빠져버린 케이스이다.

책 이야기를 시작해 보면, 보스톤의 전통적인 귀족출신 딸래미 맬로니와 잘나가는 변호사이지만 그 집 가정부의 아들인 네이선 델 마이코 이 둘간의 사랑이 주요 주제이며 전적으로 네이선의 시점에서 기술되고 있다. 생각해보면 한국 드라마와 많이 닮아 있는 설정이 아니던가! 원래부터 잘 사는 집 딸래미, 그리고 자수성가해서 부잣집 딸래미와 결혼하는 남자... 딸래미 측에서 이 결혼을 극구 반대했다는 사실만 제외하면 비슷한 설정이다. 그리고 자수성가한 사람의 대표적인 특징인 성공을 위한 가혹한 일중독 또한 비슷하다. 책을 처음 손에 잡고 책에 몰입하는데 애를 먹는 나로서는 아마도 쉽게 이 소설에 적응하는 것이 한국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그런 설정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앞서 밝혔듯이 기욤 뮈소의 소설은 두번째인데 모두 죽음과 관련된 이야기가 등장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죽음을 알리는 메신저, 그리고 그 메신저과 대면하는 인간의 당혹스러운 심리를 빼놓지 않고 묘사해 놓았다. 잘나가는 변호사이지만 이혼남이기도 한 네이선에게 다가온 굿리치라는 죽음의 메신저, 진부한 이야기에 등장하는 이러한 미스테리한 설정의 추가는 고요한 연못에 던져진 돌과 같다.

스릴러같고 영화같으며 추리소설같은 이 책을 잡으면 영화를 보는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책을 읽으면서 영화의 몇 몇 장면들을 연관시키곤 하며 혼자서 영화를 보듯 헐리우드 스타들을 소설의 주인공들에게 연관시키게 된다. 그러다가 예상하지 않은 반전이 등장하며 다시 한번 충격을 준다.

지금 한국어로 번역된 그의 소설은 총 다섯 편이 있으며 이미 두 권은 읽었고 나머지 세 권도 내 책장에 꽂힐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아마도 다음으로 내가 읽을 소설도 기욤 뮈소의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