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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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는 초등학교 친구들은 6학년 4반 아이들이 대부분이었고 가훈이나 가은이 정도였는데, 오래간만에 주호를 만났다. 알고보니 학교 앞에서 하숙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나와 같은 공부를 하고 있어서 더욱 만나보고 싶었다.

퇴근을 하고 곧바로 혜화역으로 갔다. 4번출구 앞에서 좀 기다리고 있으니 주호가 나타난다. 조금 고시생티가 나는 옷차림을 하고 있다. 우리는 성대쪽으로 올라가는 길에 저렴한 삼겹살집으로 들어갔다. 삼겹살이 질이 그다지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맛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초등학교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빼놓지 않고 듣는 얘기가 바로 삭았다는 것. 초등학교 때의 내 모습이 워낙에 월등했는지 지금의 모습에 적응을 못하는 친구들이 많다. 이제는 초등학교 친구들의 만나는 게 두렵기 까지 하다. 주호도 예외없이 찔러댄다.

만난다는 게 하필 주호가 여자 문제로 힘들어할 시기다. 그래서 술이 한잔 들어가고 난 이후부터는 이쪽 얘기가 주를 이루었다. 공부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얼마 안남았는데 잘 할 수 있겠는지 등의 얘기를 기대했던 나로서는 좀 당황스러웠다. 뭐, 나중에는 오히려 더 즐겼지만...

계속 잠실에 살았던 주호나 지홍이는 초등학교 친구들과 중학교, 고등학교도 함께 다녔기 때문에, 중학교때 전학을 갔던 나는 그들과 보이지 않는 이질감같은 걸 느낀다. 우리가 동질감을 느끼기에는 너무 많은 세월이 흐른 것일까? 다시 동질감을 느끼려면 또 다시 헤어진 시간만큼이 필요한 것일까? 다음에 만나면 좀 나아지겠지...

50짜리끼리 당구장에 가서 40여분을 헤맨끝에 결판을 내고 헤어졌다. 많이 마신 것 치고는 별로 취하지 않는 날이다.

by 이상욱 2004.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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