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기 때문에』 기욤 뮈소

아마도 기욤 뮈소의 소설 중 가장 영화같은 형식이 아닐까 생각된다. 기욤 뮈소는 이미 우리에게 그의 영화같은 서스펜스를 만드는 재능을 여러번 선보인바 있지만 특히나 『사랑하기 때문에』는 이러한 그의 재능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한 케이스라고 말할 수 있다.

죽음과 서스펜스라는 기욤 뮈소 고유의 믹스는 이번에도 여실히 이야기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 딸을 잃고 노숙자 신세의 고행으로 속죄하려는 정신과의사 마크, 이러한 그를 구하려는 그의 아내 니콜, 그리고 마크의 오랜 친구인 정신과의사 커너 게다가 왠지 페리스 힐튼을 생각나게 하는 마약중독 상속녀 앨리슨, 거기다가 애비라는 복수를 꿈꾸는 소녀까지 등장에 조금 더 다채로운 등장인물로 사건이 진행된다.

그의 소설에서는 의사가 참 자주 등장한다. 아마도 그는 의사가 세상에서 가장 존경받고 동경의 대상이 되는 직업이라고 여기는 듯하다. 물론, 매력적인 직업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에 비해서 여주인공들은 항상 뭔가 부족하다. 그리고 그 부족함을 채워주는 것은 바로 그 잘난 의사의 몫인 게다. 그의 소설은 항상 이러한 플롯으로 진행된다.

이번으로 기욤 뮈소의 소설은 세번째인데, 단기간에 그의 소설을 편식해서인지 점점 그의 날카로운 서스펜스에도 무덤덤해지기 시작했다. 오래전 로빈 쿡의 의학 스릴러에 심취했다가도 지나친 편식으로 흥미를 잃어버렸던 것을 기억하면 이건 그의 잘못은 아니다. 기욤 뮈소의 다음 소설은 조금 시간이 흐른뒤에 열어 봐야겠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