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Pacte des Loups( 늑대의 후예들 )

프랑스 영화는 대부분 지루하게 느껴진다. 그것은 관객을 사로잡는 영화적 감동이 없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쭈욱~ 흘러간다. 영화의 클라이막스가 없다. 그렇지만, 프랑스 영화는 그들만의 자존심이 있으며, 그들은 그것을 예술이라고 부른다.

늑대의 후예들이라는 제목은 그다지 내용과 연관되어 있어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중요한 것은 늑대의 후예들이 예술과 통속의 중간쯤에 위치한다는 것이다. 무조건 관객에게 아부하지도 않고, 무조건 관객을 내려다 보지도 않는다.

예전에 제 5원소라는 영화가 있었다. 프랑스의 탈을 쓴 헐리우드 영화라고들 헐뜯겼던 영화이다. 늑대의 후예들은 이와는 확실히 다르다.

야수가 나타난다는 마을에 프롱삭이라는 기사가 파견된다. 그의 인디언 친구도 함께하게 된다. 그들이 야수를 찾아 공격하지만 실패하게 되고, 인디언 친구가 추격하다가 야수의 배후에 있는 세력들에게 죽음을 당한다. 친구의 죽음으로 분노한 프롱삭은 이들 세력이 집시집단이라는 것을 알고, 집시 세력을 쑥밭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러나, 마을의 신부는 프롱삭을 체포하여 옥에 가둔다.

후에 사창가에서 만난 창녀를 가장한 권력있는 여자에게 구출되고, 신부가 황제와 교황의 평화를 깨뜨리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고, 그들이 집시족을 이용했다는 것을 알고, 신부와 그의 아들에게 복수한다. 그리고, 영화 초반부터 사랑했던 그의 딸 마리안과 행복하게 살게 됨을 암시하면서 영화가 끝난다.

인디언 친구가 죽는 것은 주인공 주변 인물은 죽을 가능성이 높다는 영화 이론에 아주 적합한 것이었다. 그러나, 프롱삭이 죽을뻔 했을 때에는 정말로, 프랑스 영화는 주인공도 죽이는지 알았다. 프롱삭이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처럼 잠시 죽어있는 약을 복용한 것은 괜찮은 반전이었다.

역시 머리를 많이 쓰게 만들지만, 자존심을 약간 꺽은 프랑스 영화라는 점에서 좋은 경험이었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