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디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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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 가보면 생필품 가격이 올라서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고 아우성이다. 높은 환율 탓이다. 하지만, 원가가 올라도 가격을 올릴 수 없는 비생필품 분야에서는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깨져버린 지 오래인 듯 하다. 그 단적인 예를 하나 발견하였다.
도봉산역에 내리면 이따금 통닭을 구워서 파는 트럭을 볼 수 있는데 직접 사먹은 적은 없고 이웃에서 사다주어 먹어본 경험으로는 그다지 맛있지는 않다. 워낙에 훈제스타일 보다는 튀김 쪽을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지만, 닭이 너무 작아 먹을 게 별로 없다는 이유도 있었다.
그런데, 가격이 내렸다. 두 마리에 만원이라고 씌여진 가격표에 조악하게 0자를 1로 고쳐서 두 마리에 11,000원으로 팔 던 것이 몇 달 되었는데, 오늘 보니 두 마리에 8,000원이라고 씌여 있는 것이 아닌가!
아마도 11,000원에 팔던 것을 8,000원에 팔기까지 주인의 고민은 꽤 컸을 것이다. 10,000원에서 11,000원으로 올렸던 것은 닭이 그럭저럭 잘 팔려나갔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원가가 올라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렸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8,000원으로 내렸을 때는 분명 원가는 올라도 닭이 잘 팔리지 않아 내린 것이다. 천원 이천원 내려서는 답이 없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이미 디플레이션은 생활 속 깊숙히 파고들어 버렸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폭포수처름 내려버린 것은 다 이유가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스처지나간다. 분명 환율에도 부정적이고 물가상승의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겠지만, 그래도 2.0%라는 수치까지 내려온 것을 보면, 경기 침체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