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회사에서 혼자 밥먹기

학교다닐 때부터 친구들을 군대가 다 데려갔기 때문에 혼자 밥먹는 일이 많아서인지 혼자 밥먹는 걸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니다. 물론,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혼자 밥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겠지?

그런데, 요즘은 혼자 밥먹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나를 제외한 모든 오피스팀은 모두 16층에 있고 나만 4층에 있기 때문에 누군가가 일부러 나에게 연락을 해줘야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는데, 연락해 주던 두 사람이 한 사람은 도시락을 싸오게 되고, 한 사람은 점심대신 휘트니스센터에 다니게 된 이후로 우리팀과 밥먹는 것에 소원해지기 시작했다. 물론, 다른 팀원들도 딱히 같이 밥먹어야 한다는 의무감 비슷한 것 따위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햄버거 따위로 때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차선책으로 4층 바로 옆 MSN팀과 밥을 먹으러 가곤 하는데, 요즘 이 팀에 사람의 들고남이 많아 그들끼리의 기념비(?)적인 식사가 많아서 결국은 혼자 먹어야 하는 경우가 자주 생긴다.

그래서, 요즘 혼자 밥먹는 법을 터득하고 있는 중이다. 일단 가장 쉬운 방법은 포스코센터 지하1층에 있는 버거킹에서 햄버거 세트를 사가지고 들어 와서 먹는 것인데, 언제부터인가 버거킹 햄버거만 먹으면 속이 별로 안좋다. 그래서, 4월에 엄청나게 뿌려진 쿠폰에도 불구하고 잘 안가게 된다.

두번째는 혼자 밥먹어도 별로 시선이 집중되지 않는 식당을 찾는 것이었다. 물론, 구내식당을 이용하면 좋긴 한데, 포스코센터의 구내식당은 포스코직원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제외, 그래서 찾은 식당이 선릉역 방향으로 한 5분쯤 걸어가면 있는 명인만두라는 곳이고, 다른 한 군데는 이름을 기억하기 어려운 한 일식돈까스 집이다. 명인만두에서는 자그마한 테이블이 있는데다가 분식이라는 특성상 혼자와서 밥먹는 사람을 종종 볼 수 있어 앞으로 자주 이용하게 될 것 같다. 고기만두의 맛이 그리 나쁘지 않기도 하고... 그리고 일식돈까스집에서는 히레까스만 먹는다. 워낙 히레까스를 좋아하는지라... 더 가까이 있는 코바코는 소스가 너무 진하고 고기의 질도 그리 좋아보이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자주 이용해 왔던 방법 중 하나가 웰빙 샌드위치 프렌차이즈인 타마티를 이용하는 것이다. 포스코센터 지하1층 버거킹 옆에서 우연히 이 가게를 발견했는데, 다른 직원이 먹고 있는 모습이 워낙에 맛있어 보여서 뭐냐고 물었더니 이 가게 햄버거란다. 버거킹이 세트메뉴가 5,000원정도임과 비교하면 달랑 샌드위치( 또는 햄버거 )만 주는데도 대부분 6,000원이 넘는 가격이라 싸지는 않지만, 어차피 포장해서 회사에 올라와서 먹는 상황에서는 음료는 회사꺼 뽑아 먹으니 비용 측면에서 좀더 갭이 줄어 든다. 그리고 맛이 꽤 깔끔하다. 정크푸드라는 느낌이 아니고 먹으면 막 건강이 좋아질 것 같다. 특히나 매일 치킨 들어간 크린베리치킨만 먹다가 오늘 새우가 들어간 쉬림프( 이름이 그냥 쉬림프 )를 먹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새우가 야속하지 않을 만큼 들어 있어 만족스러웠다.

쓰고 보니, 타마티 너무 홍보해줬네. -.-;; 아무튼... 점점 혼자 점심먹기 스페셜리스트가 되어 가고 있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