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C 딥 클렌징 오일

지성피부인 나에게는 오일이라는 단어가 주는 거부감 때문에 클렌징을 위하여 오일을 사용한다는 생각은 절대 있을 수 없는 것이었는데, 이미 클렌징의 대세는 오일로 가고 있는지라 한 번 시도를 해보기로 하였다. 요즘은 환절기라 내 피부가 꽤나 뒤집어져 있는 상태로 어차피 최악인 상태이니 더 망가질 것도 없다는 생각이 나를 좀 더 도전적으로 만들었다.

남자인 내가 색조화장을 할 일은 없으나, 사용하는 선크림이 안지워지기로 유명하여 전용 리무버까지 나와 있는 시세이도의 아넸사 마일스 선스크린이다. SPF43에다 PA+++인 이 선크림은 조금만 얼굴이 기름져도 울긋불긋 블레미쉬들이 창궐하는 내 피부도 잠재울 만큼 꽤나 매트함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에 난 선크림을 바꾼다는 생각은 좀처럼 할 수가 없다. 즉, 난 클렌징 오일을 쓸 확실한 이유가 있는 남자다.

먼저 지성피부인 동권이형이 추천을 해준 DHC 딥 클렌징 오일로 결정을 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대체적으로 무난하며 평이 좋았으며 역시 일본 제품은 믿을만 하다는 나의 선입견이 작용을 한 탓이다. 처음이니 우선 70ml짜리를 사기로 하여 주문을 하고 어제 배송으로 도착했다.

처음 사용하는 것이라 사용법이 약간 틀리긴 했지만( 유화과정을 빼먹고 바로 지워버렸음 ), 대체적으로 선크림은 물론, 그동안 잘 닦여 지지 않았던 찌꺼기들까지 다 닦여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게다가 오일을 바르면서 손가락으로 꽤 오랫동안 마사지를 해서 그런지 피부가 보드라워 졌다. 조금 더 과장을 하자면 뽀송뽀송해 졌다고 할까? 왠지 스크럽제를 쓰는 듯한 느낌도 들고... 아마도 여자들이 클렌징 오일에 극찬을 보내는 것은 클렌징 오일의 주기능에 관한 것도 있지만, 이 뽀송뽀송함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보면, 왠지 오일이 얼굴에 남아 있는 듯한 찜찜함이 남아 있어 비누나 클렌징폼으로 이중세안을 했다고 하는데, 내의 느낌은 그저 뽀드득뽀드득하게 닦여 나가는 크리니크 비누같이 않을 뿐이지 굳이 이중세안을 해야 할 만한 찜찜함은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정석에 따라 이중세안은 하지 않았다.

클렌징 오일 본연의 기능이 어디까지 미치는 지는 모르겠지만, 각질 제거라는 측면에서 보면 완벽하지는 않는 듯 하다. 가끔 각질이 떨어져 나가지 못하고 피부에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하곤 한다. 하지만, 클렌징이라는 본연의 기능만 따지자면 세안 후 모공 하나하나가 더 선명하게 보일 만큼 오래된 찌꺼기들은 잘 제거해 주는 듯 하다.

다음에는 클렌징 오일계의 지존이자 피부 타입별로 라인을 구성해 놓았다는 슈에무라 제품을 써봐야 겠다. 이 70ml DHC는 다 쓴 후 빈 용기를 여행용으로 쓰면 딱 알맞을 듯하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