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의 원인모를 다운현상, 결국...

며칠 전부터 PC가 알 수 없는 다운을 일으켜서 처음에는 소프트웨어를 잘못 설치해서 그런가라는 생각으로 윈도우 재설치를 고려했었으나, 특정 소프트웨어에서의 다운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혹시나 하고 바이오스 셋업 화면으로 들어가서 이것저것 살펴 보다가 깜작 놀랄 문제를 발견하게 되었다. 바로 CPU 온도였다. 70도를 훌쩍 넘기고 있었던 것이다. 도대체 왜?

오버클럭킹도 안했는데, Full load시에도 보통 70도 이하를 보이던 CPU 온도가 74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었다. 쿨러는 잘 돌아가고 있어서, 혹시 쿨러와 CPU와의 접합이 잘 안되었나 하고 쿨링팬을 꾸욱 눌러 보았지만 마찬가지였고, 결국 쿨러를 빼다가 깨끗하게 물로 씻고 다시 켜 보았으나, 같은 증상을 보이다가 결국 PC가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

아마도 마더보드에서 전압을 좀 과하게 준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 본다. CPU가 오버클럭킹이 안된 상태에서도 높은 온도를 보인다는 것은 세 가지 원인으로 나뉠 수 있는데, 첫째는 본질적으로 CPU가 높은 발열을 가지고 있는 제품일 경우, 둘째는 쿨링이 잘 안될 경우, 셋째는 전압이 불안정할 경우이다. 물론, 세번째 문제는 오버클럭킹 시에도 나타나는 문제이다.

사용하고 있던 CPU는 인텔 넷버스트 마이크로 아키텍쳐의 마지막 자존심인 시더밀631+였기에 원래 높은 발열을 내는 CPU는 아니었다. 게다가 쿨링은 잘 되고 있었고 옆 뚜껑도 열고 사용하고 있었으며 날씨도 선선한 가을이었다. 올 여름도 잘 넘긴 상황에서 전압문제를 의심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마더보드는 ASRock이라는 회사에서 나온 저가형 보드로서 당시 AGP 슬롯용 그래픽카드와의 호환성을 고려하여 불가피하게 선택했던 제품으로 지금도 전압부에 저렴한 부품을 사용하기로 악명이 높은 제조회사이다.

결국에 월요일 또는 그 다음 며칠은 랩탑으로 데이트레이딩을 해야 하는 꽤나 난처한 상황에 직면하게 생겼다. 새 PC를 주문해 놨지만 언제 도착할 지는 모르는 일이고, 월요일부터 용산에 들러 그들과의 진땀나는 협상을 피할 수 없는 직거래를 하는 것도 내키지 않기에 그냥 이왕 랩탑으로 하는 거 며칠 더하는 셈 치기로 했다. 과연 1280-800 해상도에 필요한 창을 다 띄울 수 있을까?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