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el 발음, 생각보다 어렵다

어제 영어스터디 후 술자리에서 미니버너가 아니라 무슨 이상한 물질에다가 불을 붙이는 장치가 테이블에 올려져서 종업원에게 이게 뭐냐고 물어봤더니 고체 연료라는 어이없이 단순한 대답이 돌아 왔다. 물론, 내가 궁금했던 것은 이 물질이 어떤 화학물질이냐는 것이었지만, 생각해보니 그들이 딱히 알고 있을 이유가 없었다.

Talyer가 뭐냐고 물어봐서, 난 그들의 대답대로, "Just solid fuel."이라고 대답해 줬는데, 녀석이 나의 fuel 발음을 못 알아 듣는다. spell을 얘기해 주니 그제서야 "fuel!"이라고 알아 듣는다. 내 발음이 이상하냐고 물어 봤더니 이상하단다. 정확히 발음해보라 그러고 따라 했는데도 그다지 달라지지 않는다.

어제 일이 생각나서 방금 집에 설치해 놓은 Collins 영영사전에서 음성듣기 버튼을 눌러 여러 번 들어봐도 참 어렵다. 마지막에 'l'로 끝나는 단어들은 다 어렵게 느껴진다. 우리가 알고 있는 "feel"도 'f'발음에나 신경썼지 뒤에 'l'이 어떻게 발음되는 지는 쉽게 놓치게 되는데, 끝에 있는 'l'발음은 뭔가 '엘'보다는 '에어얼"에 가까운 발음이라 방금 듣고도 똑같이 따라하기가 힘들다.

영어 공부를 하면서 원어민 수준의 발음을 추구하지는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으나, 이런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안될 정도면 좀 곤란한데... 짧은 단어일 수록 더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는 것 같다. 긴 단어는 희소성이라도 있어서 서로 눈치로 때려 맞추기도 하는데, 짧은 단어는 정말 정확하게 발음해줘야 한다. 인토네이션이나 엑센트로도 극복할 수 없는 문제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