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식시장의 신 『고레카와 긴조』

한 때 납세액 기준으로 일본 최고의 부자가 되기도 했던 고레카와 긴조의 일대기를 그린 자서전이다. 그는 원래 자신의 인생을 책으로 만들 생각이 없었으나, 타인에 의해서 자신의 인생과 주식투자 기술이 지나치게 미화되고 있는 현상을 우려하여 직접 나서서 책을 펴냈다고 한다.

책을 읽은 후, 그의 투자스타일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극단적인 리스크 테이커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기회라고 생각하면 결코 망설이지도 않으며 분산투자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결코 해낼 수 없는 일이다. 즉, 아무나 그를 따라하다가는 한순간에 인생의 실패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굳이 좀 더 세분화 하여 그의 경향을 보면, 모멘텀 투자자에 속하는 편인데, 여러 경제지표를 꼼꼼히 확인하면서 남들보다 먼저 중대한 사건을 예측하여, 한 회사의 주식을 다량으로 매집하여 시장이 반응하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작은 소용돌이에 연연하지 않고 목표가에 도달하면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그 동안 매집한 주식을 처분한다. 이 과정에서 그는 신용에 신용을 거듭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측면에서 그는 뒤를 결코 돌아보지 않는 냉정하고도 극단적인 리스크 테이커의 면모를 보여준다.

책의 상당분량이 주식투자 이외의 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리고 있는데, 짧게 몇 마디 언급하자면, 주식투자 뿐만 아니라 그의 인생 자체가 리스크를 제대로 즐기는 경향이 있다. 남들은 전쟁이 나면 피난갈 준비부터 하건만, 그는 군수산업에 어떻게든 발을 들여 놓으려고 애를 쓴다.

어떻게 보면 자기 자랑으로 책 한 권을 채운 것이라고 악평을 할 수도 있겠으나, 위험을 무릅쓰는 그의 인생과 주식투자 경향에는 존경을 표하고 싶어 진다. 다만, 그의 스타일은 결코 따라할 수도 없고 따라해서도 안된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