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PI200 옵션 2010년 4월물, 15-26일

Weekly 형식으로 KOSPI200 옵션에 대한 매매일지를 쓰는 것이 일종의 일상이 되었는데, 게으름을 피우다가 저번주는 건너뛰어서 이렇게 두주간의 일지를 쓰게 되었다. 보통, 장중 매매가 끝나고 나서 정산을 한 후에 리뷰를 하는데, 당일 매매 당일 리뷰를 원칙으로 하고 있었으나, 며칠 계속 미루다가 결국에는 8일동안 리뷰를 안하게 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그러다가 갑자기 손실이 커져서 안되겠다 싶어서 미룬 리뷰를 모두 마치게 된 것이다.

특별한 이벤트가 없었던 두 주간의 매매는 Naked Long position으로 들어가는 나를 비롯한 많은 소규모 투자자들에게 꽤나 곤혹스러웠을 것이다. 결코 오버나잇을 하지 않는 나조차 힘들었을 텐데, 오버나잇을 하는 트레이더들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었을 것이다. 물론, 흔히 양매도라 불리우는 Strangle Short 전략을 구사하는 트레이더 조차 언제 갑자기 변동성이 커질 지 모르는 장세였기 때문에 모든 트레이더들에게 쉽지 않은 기간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엄격한 진입" 전략으로 변경한 이후, 하루 손실이 이제는 60만원이하로 제한 될 것이라는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22일 월요일에 66만여원의 손실을 기록하더니, 급기야 25일 목요일에는 100만원에 가까운 손실을 기록하게 되어 진입-청산 모델의 파격적인 변경을 고려하기에 이르렀고, 금요일날 그 파격적인 변경을 시범삼에 실행해 보았더니 생각보다 훨씬 좋은 결과가 나타나 다음주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당연한 듯 하면서도 아이러니한 것이, 수익을 얻을 때는 전략을 수정하기가 쉽지 않다. 잘 되고 있으니 전략을 다듬어야 겠다는 동기부여가 잘 안될 뿐더러, 고치려 해도 기존의 수익을 상쇄시키지 않으면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하기에 전폭적인 수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반면에 이번같이 손실이 명백해지면 물론 동기부여도 되지만, 어디가 잘못인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마련이다.

매매 횟수를 줄이려고 갖은 애를 쓰며 고안한 "엄격한 진입" 전략이 다시 벽에 부딪히면서 또 다시 새로운 전략을 시험하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좀 긴 호흡으로 매매를 하게 되기에 매매횟수 감소에는 무척이나 도움이 될 것 같다. 다만 긴 호흡인 만큼 장중에 발생할 수 있는 세타에 의한 프리미엄 감소가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인가가 관건이 될 것 같다. 이건 선물 차트상에서는 알 수가 없는 것이고, 내제적 변동성 때문에 정확한 측정도 불가능한 것이긴 한데...

물론, 새롭게 시작할 전략에 대한 가설은 비교적 명시적으로 세워둔 상태지만, 이제까지 쌓여 있던 데이터들에 대한 정확한 통계를 위해서는, 이번 주말에 쉴 틈이 없을 것 같다. 뭔가, 삶의 여유를 찾고자 결정한 전직인데, 왠지 더 많이 일하게 되는 것 같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