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존 스터디에서 5분 스피치를 하다

마이존 토요일 스터디에서는 언젠가부터 5분 스피치라는 섹션이 생겼다. 내 생각엔 살짝 넘쳐나는 시간을 에르네스토가 잡담으로 때우는데 한계가 있어서 도입을 했거나 미셸이 시범적으로 도입을 권했거나 둘 중에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문제는 점점 반강제적이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지원자를 선발했는데, 다들 기피하는 분위기이니 이제 자주 얼굴을 비추는 멤버들은 다 한번씩 했고, 나는 한번은 거절했으나 다시 권하는 것을 차마 거부할 수 없어 저번주에 마지못해 승낙을 했다. 그래도 이번주에 Dunken이 나오지 않아 혹시나 피할 수 있을까 했는데, 다들 내가 5분 스피치 하기로 되어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 ㅠ.ㅠ

평소에 토픽에 대한 PT도 피해다니는 편인 나에게 이것은 꽤나 당황스러운 시츄에이션! 정말 여러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기에 내가 앞에 나가서 나불거릴 주제가 마땅치 않았다. 그렇다고,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한 설명을 할 수도 없는 것이고, 선물옵션에 대한 설명을 할 수도 없다. 다행히도 시즌이 시즌인 만큼 축구에 대한 이야기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나가서 한국 국가대표팀의 포메이션과 전술을 설명했다. ㅎㅎㅎ;

워낙에 위닝일레븐에 심취해 있었던 기간이 길기에 포메이션이나 전술에 있어서 만큼은 여기 모인 사람들 중에 가장 잘 안다고 자부할 수 있다. 설마 전직 축구선수 뭐 이런 사람은 없겠지? ㅋㅋㅋ 다만, 관심없는 사람이 많았다는 것이 문제다. ㅎㅎㅎ

앞에 나가서 막상 설명하려니 생각이 안나서 그냥 지나친 내용도 많지만, 5분동안 이 심오한 축구의 전술들을 다 설명할 수는 없으니, 단순화해서 설명한 것이 오히려 더 잘한 것일 수도 있다.

당황한 모습을 보이지 않아 다행이다. 당분간 또 시키지는 않겠지?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은 많았지만, 소심남의 5분 스피치는 이렇게 비교적 무사히 끝났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