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넥스 ENNEE 메쉬 301, 불편하다

PC를 다룰 때 사용하던 의자가 꽤나 엔틱한 의자였는데, 잠깐 쉴 때는 괜찮을 지 몰라도 여러 각도로 자세를 바꾸거나 하기에는 아무래도 불편해서 기회가 되면 사무용 의자를 하나 구매해야 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런데, 그 기회가 생각보다 빨리 왔다. H몰에서 보낸 메일을 우연히 새벽에 보게 되었고, 의자를 단 하루만 반값 세일을 한다는 내용이었다. 시간으로는 몇 시간 안남은 상태였다.

우선, 정말 반값인지 확인을 하기 위하여 모델명을 확인했다. 에넥스라는 회사에서 나온 ENNEE 메쉬 301이라는 제품이었다. 네이버 쇼핑에서 검색을 해보니 정말 반값이 맞는 것 같다. 일반적으로 가격대는 13만원대 중반에서 15만원대에 형성되어 이었는데 H몰에서의 이벤트 판매가는 정확히 59,900원이었다. 배송은 무료이나 조립식 제품이라 내가 직접 조립을 해야 한다.

평은 대체적으로 갈리고 있었는데, 비구매자가 써놓은 성의 없는 호평들이 많았고, 구매자들은 아직 배송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많았으며, 나와같이 비구매자들의 의심스러운 상품평들에 대해서 비난하는 글들이 종종 보였다. 즉, 상품 자체에 대한 평가가 상품평을 보고는 쉽지 않다는 뜻이었다. 평소같으면 이러한 상황에서는 구매를 잘 안하는 편인데, 반값이고 하니 그냥 구매프로세스를 진행시키고 말았다.

그리고, 약간의 조바심을 가지고 기다렸고 며칠이 지난 오늘 오전에 듬직한 택배상자가 집에 도착했다. 조립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지만 달랑 종이 한쪼가리에 씌여 있는 설명을 잘 따라가며 완성을 하였다. 사실, 내년에 사무실을 내서 옮길 때를 감안해서 조립식이 더 좋다고까지 생각했다.

나름대로 "Made in Korea"라는 글귀가 보인다. 좋아해야 하는데, 중국에서 만들었으면 내가 3만원에 이 의자를 구매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반감이 생긴다. 이제는 모든 공산품은 중국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머리에 박혀버린 것 같다.

조립을 마치고, 드디어 앉아 보았다. 그런데! 태어나서 이렇게 불편한 의자는 처음이었다. 특히나 옆구리 부분이 뭔가 튀어나와 자꾸 내 옆구리를 압박하는 느낌이 난다. 마치 일부러 기대지 말라고 불편하게 만든것인가하는 생각까지 했다. 쿠션을 하나 등쪽에 바치고 앉아 보라는 어머니의 조언에 마루에서 굴러다니는 쿠션을 하나 가져와 그대로 따르니 아까보다 훨씬 낫다. 그래도 여전히 불편한 것은 불편하다.

마감이 참 싼티난다. 같은 플라스틱이라도 좀 고급스럽게 만들 수 있겠는데, 이것은 마치 문구점에서 산 의자인 듯한 느낌이 난다. 그냥 학생용 의자인 듯 하다. 이 제품의 특징인 메쉬제질의 등판은 전혀 시원하다는 느낌과는 거리가 멀었다. 쿠션을 기대고 앉아서 그런 것일 지도 모르겠다. 정말 반값에 판매하는 이유가 재고정리 차원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그냥 쓰기는 쓸란다. 어차피 예전에 사용하던 엔틱한 의자도 그다지 편한 것은 아니었던지라... 좀 넓직한 쿠션을 바치고 앉으면 훨씬 나아지리라는 기대를 해본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