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투자자, 제시 리버모어』 제시 리버모어, 에드윈 르페브르

한국에서 주식투자의 거장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역시나 워렌 버핏일 것이다. 아마도 그가 유명해지기 전까지 한국에서 주식투자라 함은 단시간에 높은 매매차익을 얻고자 하는 방힉이 대부분이었지만, 가치투자라는 방식으로 세계 최고의 갑부가 된 그를 보며 많은 투자자들이 가치투자를 따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주식투자의 양대축이라 할 수 있는 기본적 분석과 기술적 분석 중 기본적 분석에 속하는 워렌 버핏, 그리고 그의 스승인 벤자민 그레이엄 등이 유명해졌음에도 기술적 분석쪽에서 한국에 이름을 날린 사람은 찾기가 어려웠다.

기술적 분석의 계보에도 꽤나 유명한 사람이 있다. 바로 제시 리버모어( Jesse Livermore, 1877-1940 )이다. 19세기 말에 태어나 대공항을 통해 엄청난 투자수익을 거두었다가 파산을 여러번 겪고 결국에는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꽤나 다이나믹한 인생을 산 사람이다. 이 책 『위대한 투자자, 제시 리버모어』는 에드윈 르페브르에 의해 제시 리버모어의 인생을 다룬 『어느 주식투자자의 회상(Reminiscences Of a Stock Operator)』과 제시 리버모어 자신이 투자를 하며 정리한 방법론인 『주식 매매하는 법(How to Trade in Stocks)』을 합본한 책으로 이미 『어느 주식투자자의 회상』이 한국어판으로 출판이 된 상황에서 다른 출판사가 머리를 굴려서 다시 합본 형태로 출판을 한 듯 보인다. 바로 그 머리를 굴린 출판사가 원앤원북스라는 곳이고 나 또한 이 출판사의 합본북을 읽으면서 리뷰를 하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주식 매매하는 법』을 특별히 돈주고 사서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제시 리버모어는 위에서 언급한대로 기본적 분석과는 완전히 거리가 멀었다. 즉, 그는 재무제표 등을 보고 해당 회사의 장기적 비전 등을 따지는 일은 하지 않았다. 오늘날 볼 수 있는 기술적 분석가들과 같이 모든 정보는 바로 가격 안에 있다라는 철학으로 투자를 하는 사람이다. 조금 더 세분화해 보자면 그의 전략은 두 가지 특징이 있는데, 하나는 추세매매이고 또 다른 하나가 피라미딩 전략이라는 것이다. 추세매매란 가격이 올랐을 때 더 올라갈 것을 기대하며 비싼 가격에 사서 가격이 오른 후에 주가의 방향이 바뀔 때 매도하거나 그 반대로 공매도를 하는 전략을 말하며, 피라미딩 전략이란 추세가 형성되어 확신이 들 때 추가적으로 자금을 집행하는 것을 말한다.

물론, 추세매매와 피라미딩 전략은 개인투자자들도 손쉽게 흉내낼 수 있는 전략이다. 하지만, 그는 추세이냐 아니냐를 판단하기 위하여 적지 않은 금액을 사용하여 소위 말하는 간보기를 하곤 했는데, 어지간한 용기와 자금력 없이는 할 수 없는 전략이니 개인 투자자가 쉽게 따라할 수는 없는 전략이었다. 게다가 그는 피라미딩 전략으로 급기야 투자한 종목에 대한 엄청난 통제력을 보유하게 되는데, 이 역시 자금력이 미약한 개인 투자자가 따라할 수 없는 전략이며, 그 때와 비교해서 지금은 자금시장이 현저히 커졌기도 하거니와 당시와 비교하여 현재의 주식시장은 극단적인 정교함이 필요한 시장이다. 그렇지 않으면 프로그램 매매의 희생량이 될 수 밖에 없는 세상인 것이다.

적은 금액으로 현물시장은 기본적 분석으로, 파생시장은 기술적 분석으로 대응하는 나로서는 그의 생애를 다룬 이 책을 통해서 그다지 직접적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없었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내용들은 대부분 우리가 주식시장의 격언으로 한번쯤은 들어본 내용일 정도로 처음 주식투자를 시작한 사람에게는 많은 교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내가 책을 읽고 얻은 교훈을 굳이 언급하자면, 첫장에 나오는 "주식시장에는 새로운 것이 없다"라는 말이 아닐까 한다. 역사는 반복되는 것일까? 또하나, 다른 사람의 말을 귀담아 듣지 말고 자신을 신뢰하는 말 또한 다시한번 상기하였다. 내가 가장 잘 실천하고 있는 격언이기도 하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