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린 사람들』 제임스 조이스

제임스 조이스의 세계에 빠져보고자 인문할 작품으로 고른 것이 바로 『더블린 사람들』이다. 워낙에 어렵다고 정평이 나 있길래 가장 쉬운 소설로 고른 것이다.

읽다보니, 계속 다른 사람이 등장하길래, 왜 이렇게 등장 인물이 많은 것인가라며 불평하며, 당연히 "나"라고 지칭되는 주인공과 다른 등장인물들이 만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정신 바짝 차리고 읽었으나, 중간쯤 읽을 때부터 그냥 각 단원이 다른 이야기일 것이라는 예감을 했고, 그 예감이 맞았다. 즉, 더블린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그 사람들 끼리는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다.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더블린의 9월 날씨처럼 우중충하다. 읽으면서도 재작년 더블린에서 머물렀던 한달간의 느낌이 살아나는 듯 했다. 난 더블린을 우울한 도시로 인식하고 있었나보다.

책 뒷부분에 나와 있는 해설에 의하면, 이야기들은 개별적이지만 아일랜드의 영국 식민지 시절의 타락과 좌절 등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적인 주제로 연결되어 있단다. 좀 당황스럽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제임스 조이스의 조금 어려운 다른 소설들을 읽어보기 위한 도입 소설로서 선택했던 것인데, 난 이 소설에서조차 흥미를 느끼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번역자조차 제임스 조이스 소설의 미묘한 단어선택이 가져다 주는 느낌을 번역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하는 것을 읽으며,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들은 계속 미지의 영역으로 남겨두기로 하였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