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로 팔라시오스 페탈로스, 떫지 않은 레드와인

추석때 가족들과 함께 마시려고 와인회사에 근무하시는 Brad 형님에게 부탁하여 구입한 와인이 알바로 팔라시오스 페탈로스( Alvaro Palacios Petalos )이다. 스페인산 레드와인인데, Brad 형님이 이 가격에 결코 나올 수 없는 와인이라며 극찬을 하시길래 그럼 한 병 부탁드린다고 하여 지난 월요일날 일부러 논현동까지 가서 받아왔다. 2007년 빈티지다.

레드와인하면 생각나는 그 특유의 떨떠름함이 거의 없고, 레드와인임에도 약간의 달콤함이 있는 듯 없는 듯 입안에 베어나오며, 그러면서도 느끼한 육류와 조화롭게 어울린다. 향은 다소 강렬하게 쏘는 듯한 느낌? 원래 조금만 반주로 마시려고 했는데, 너무 맛있어서 찔끔찔끔 몇 번을 더 따라 마시다가 결국에는 머리가 깨질듯한 두통에 시달려야 했다. 술 못마시는 사람이 너무 마셨다. 이 중독성 어찌할 것인가!

반면에, 아버지는 한모금 들이킨 후, 바로 참이슬을 시작하셨고, 원래 술따위 안마시는 동생은 입술에 데자마자 기겁을 하며 나머지를 어머니에게 주고, 어머니는 그냥저냥 마실만 하다는 듯 동생 몫까지 마셨다. 그래서, 가족들과 함께 한다는 취지와는 다소 멀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남은 것은 내가 느긋하게 즐겨줄 것이다.

일반적인 레드와인과는 확연히 차별화 되는 맛을 품고 있는데, 데일리 와인으로 즐기기에는 7만원이라는 가격이 내 형편에 다소 부담스럽긴 하다. 나중에 Brad 형님에게 다시 직원 할인을... ㅎㅎㅎ 이 형님과 와인 취향이 비슷한 것인가, 아니면 다들 좋아라 하는 맛인가?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