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특별히 끌리는 제목도 아니었고, 특별히 끌리는 장르의 영화도 아니었으며, 특별히 끌리는 감독의 영화도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선택한 것은 역시 오래간만에 줄리아 로버츠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부유한 남자 만나 인생 펴려던 "프리티 우먼"을 연기하던 줄리아 로버츠는 어느덧 결혼생활에 지루함을 느끼는 아줌마를 연기할 나이가 되어 버렸다.

원제도 "Eat Pray Love"이다. 이탈리아에서 먹고 인디아에서 기도하며 발리에서 사랑한다는 어찌보면 단순한 이야기지만, 조금 생각해보면 앞만 보지 살다보면 인생이 허무하게 느껴질 때가 있으니 즐길 거 즐겨가며 살라는 교훈을 깨닫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는 조금은 진부하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다소 복잡한 이야기다.

섹스 앤 더 시티를 본 관객이라면 비슷하다라는 느낌을 받을 만한 영화이다. 또한, 다른 사람이 보여지는 나와는 다른, 진정한 나는 누구인가를 알아가는 일정부분 로드무비의 형식을 띠고 있다.

영화 자체가 그다지 흥미진진하지는 않다. 모든 걸 다 갖춘 아줌마가 인생에 지루함을 느껴 여행을 떠난다는 이야기이니, 삶의 무게에 짖눌려 사는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공감가지도 않는 이야기다. 쉽게 말해서,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안락한 생활을 하다보면 인생의 지루함을 느끼게 되고, 여행이 좋은 자극제가 된다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 굳이 이렇게 유난을 떠는가 하는 느낌이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이탈리아 이야기가 흥미로운 점이 많았다.

평일 오후 3시에 극장에 들어가니, 관객 대부분이 아줌마들이다. 이 아줌마들도 다 저런 결혼생활의 지루함에 지쳐 극장을 찾은 것일까?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