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 모니터, 그리고 Dell U2311H

전업투자를 시작한 이후에 점점 더 넓은 화면을 필요로하게 되어, 기존에 사용하던 22인치 LCD만으로 부족함을 느낀 지도 몇 달 된 터에 그동안 LG전자에서 출시해줄 것을 애타게 기다려 왔던 IPS패널 모니터가 한국출시미정으로 알려지면서 차선책으로 생각하고 있던 Dell사의 U2311H를 선택하게 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배송 느리기로 소문난 Dell의 직접배송인데다가 중간에 택배아저씨의 전화를 모르는 전화로 치부하고 안받았더니 거의 일주일을 기다려서야 받게 되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설치가 된 나의 디스플레이 현황은 새로 주문한 23인치 Dell의 U2311H가 메인에, 그리고 기존에 사용하던 22인치 뷰소닉 VX2235WM Ultra가 왼쪽에 자리잡게 되었다. 두배로 넒어진 화면은 원했던 작업공간을 펼쳐 주었고, 전략 수정을 할 때 매우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또한, 장중 매매시에도 한쪽에 인터넷 브라우저를 띄워놓고 틈틈이 인터넷 하는 소일거리도 ALT + Tab 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게 되어 업무 효율성 측면에서는 톡톡히 효과를 보게 되었다. LG전자의 IPS + LED 모니터 출시미정 소식을 진작에 알았더라면 좀 더 빨리 샀을 것이다.

크기가 다른 모니터들의 조합의 문제점

듀얼모니터를 오랜 기간동안 사용해 왔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바로 같은 모니터 두 개를 사용하라는 것인데, 한꺼번에 똑같은 기종의 모니터를 두 개 이상 주문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적지 않게 부담되는 일이기에 그렇게 이상적인 사양으로 사용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물론, 나도 그러한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여 크기가 다른 모니터를 사용하는 상황이 되었는데, 가장 큰 문제점은 화질의 차이는 차치해 두더라도, 픽셀피치의 크기가 다른 관계로 같은 사이즈의 윈도우창을 양쪽 모니터가 다른 크기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첨부된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22인치인 기존 모니터는 픽셀피치가 크고 23인치 모니터는 픽셀피치가 작은 관계로 윈도우창을 중간에 걸쳐 놓을 경우 저러한 괴리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물론, 저런 식으로 듀얼모니터의 단점을 지적하는 것은 극단적인 경우이지만, 메인모니터에서 서브모니터로 창을 옮길 때의 부자연스러운 어색함을 감수하는 것은 생각보다 신경이 쓰였다.

화질문제에 있어서 새로 구매한 델의 U2311H는 IPS패널을 사용한 제품이기 때문에 기존의 TN패널을 사용한 뷰소닉 VX2235WM Ultra에 비하여 현저히 현실에 가까운 색감을 표현해 주었다.

그래서, 22인치 모니터를 봉인해 버리고 U2311H제품을 하나 더 구입해버릴까 하는 욕심이 생길 정도였다. 사실, 픽셀피치상으로 비교하면 24인치 16:9화면이면 적어도 기존의 22인치모니터와 픽셀피치가 비슷하여 세로비율은 잘 맞출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아무래도 현상황에서 대세는 23인치로 굳혀 지는 듯 하여 24인치도 절대적인 답은 아닌 듯 보인다.

전체 책상 전경

위 사진은 작업공간을 멀찌기 떨어져서 전체 전경을 찍은 사진이다. 사실, 듀얼모니터를 사용하기에는 기존의 책상이 좁아, 맞은 편에 있던 책상을 분리시켜 보조책상을 PC책상옆에 두어 공간을 확보하기 위하여, 10년전에 이사온 이후로 한 번도 실행하지 않았던 방안의 레이아웃 변경을 앞서서 단행한 바 있다.

서랍을 겸비한 보조책상의 높이가 기존 PC책상과 같지 않아 책을 얹어 놓는 등의 깔끔하지 못한 처리를 하기는 했지만, 듀얼모니터 설치에는 성공했기에 당분간은 이대로 사용하기로 하였다. 내년 2분기 정도에 트레이딩룸을 얻어 나가기 전까지는 그냥 이대로 사용할 예정이다.

Dell U2311H

본격적으로 새로 구입한 Dell의 U2311H 이야기를 해보자면, 외관상으로 약간은 투박해 보일 정도로 잔멋을 부리지 않은 델다운 직선이 특징이며, 역시 델답게 Dell로고를 은색으로 가운데 아랫쪽에 배치해 놓았다. 기존에 사용하던 22인치 모니터가 패널 아래에 스피커를 내장하고 있어 세로로 긴 느낌을 주었다면, 새로 구입한 U2311H는 프레임의 크기를 기술이 허용하는 한 최소한으로 유지하기 위하여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뒷면에는 당연히 VESA규격의 스탠드암을 사용할 수 있는 구멍이 나 있으며,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모니터 스탠드 자체도 VESA규격이다.

16:10 비율의 22인치 모니터를 사용하다보니, 23인치 모니터가 그다지 거대해 보이지는 않았고, 오히려 세로길이는 짧아 졌으면서도 더 많은 픽셀을 표현하기에, 모든 윈도우창이 많이 작게 느껴졌다. 처음 노트북을 사용할 당시에 작은 화면에 고해상도를 꾸겨넣은 모습을 보면서 낯설어 하던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기존에 사용하던 22인치와 비교하면 픽셀피치가 약 6%정도 작은데, 이 문제를 두고, 모니터를 좀 앞으로 당겨올까, 글자만 6%정도 윈도우에서 키울까 등을 고민했으나, 약간만 더 앞으로 설치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다. 아무리 픽셀피치가 작다하더라도 오래전에 사용했었던 17인치 수준은 되기에 특별히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았다.

16:9 비율의 화면은 업무보다는 동영상을 볼 때 그 탁월함을 느낄 수 있는데, 모니터 회사들이 늘 광고하는데로 위아래 검은색 박스가 생기지 않는 장점이 있다. 물론, 정사각형에 가까울 수록 패널의 실제크기가 커지기 때문에 가로가 세로에 비해 더 길어질 수록 패널의 단가는 싸지는 점을 이용한 억지 홍보이기는 하다. 따라서, 가격측면에서도 같은 24인치이면 16:10 비율의 모니터가 실제 작업공간도 크고 가격도 비싼 것이다.

가장 중요한 패널의 성능에서는 몇 가지 아쉬움이 남았다. IPS패널이라고는 하지만, 저가격을 위하여 탄생한 E-IPS 패널을 사용하였는데, 그래서인지 CCFL광원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최대 전력사용량이 33W밖에 되지 않았다. E-IPS 패널이 고가의 IPS패널에 비하여 좋은 점 딱 한가지는 전력을 적게 쓴다는 것 하나 뿐이고, 여러 가지 면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나에게 온 제품은 다행히 불량화소는 없는 것으로 드러났지만, 익히 알려진 심각한 문제점 중 하나인 균일성 측면에서 바로 결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흰색 배경화면을 설정해놓고 보면 오른쪽보다 왼쪽 부분이 어두운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은근히 거슬린다. TN패널에서 벗어남으로서 위아래가 그라데이션이 생기는 문제에서 벗어난다며 좋아했는데, 이제는 좌우에서 그라데이션이 발생해버린다. 이번에 구입한 U2311H를 포함하여,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구매한 모니터 중 마음에 드는 모니터는 단 하나도 없었다.

사진을 몇 장 보았는데, 기존에 사용하던 TN패널이 소위 말하는 물빠진 색감을 보여주는 것과 비교하면 실제와 가까운 색감을 표현해 주고 있었다. 스펙에서도 실제와 가장 가깝다는 72%의 색재현율을 기재해 놓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 한 것은 오히려 물빠진 색감이라고 불리우는 TN패널에 익숙한 탓인지 IPS패널로 표현되는 사람의 살색이 너무 짙게 화장한 느낌을 들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적응의 문제이니 차차 IPS패널의 진가에 빠져들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잔상 문제는 그럭저럭 봐줄만 했는데, 다음팟플레이어로 EPL 경기를 볼 때, 빠른 패스가 오가면 축구공에서 잔상이 생기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다만, 이것이 보내주는 스트리밍 퀄리티의 문제인지 모니터의 응답속도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다. TN은 언급할 필요가 없고, IPS패널도 응답속도 측면에서는 많은 리뷰나 실제 사용기에서 합격점을 받았기 때문에 스트리밍 문제라고 믿고 싶다.

더 최근에 출시한 뱅큐의 24인치 모니터가 A-MVA패널을 사용하고 LED 광원을 사용하여 마지막까지 고민했는데, 아직 VA계열의 응답속도문제가 검증되지 않은 상태이고, 아직은 예약판매중이며 뱅큐라는 회사의 사후지원 서비스가 합격점을 받을 만큼은 아닌지라 결국에는 U2311H로 결정을 보았다. 최악의 경우 반품을 하던지 중고로 내보낼 각오까지 하고 구매한 것이지만, 그정도로 마음에 안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좌우 백색 균일성 문제는 잊어 버리려고 중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