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PI200 옵션의 비정상적인 매물

오후 1시가 조금 넘어선 시작, 난 Put Option 270.00에 대한 롱포지션을 가지고 있었는데, 2.20에 1만계약이 넘는 매물이 쌓여 있는 것을 목격하였다. 물론, 옵션 만기일이 가까워 올 경우에는 비교적 낮은 가격의 옵션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20만원이 넘는 상황에서 이 정도의 매물이 쌓여 있는 것은 다른 가격대의 매물을 보더라도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었다.

조금 의심스럽기는 했지만, 그냥 눌러놓고 사는 것이겠지하는 생각으로 보고 있었더니, 1천계약 이상이 체결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허위매물이 아닌 것이었다. 난 당황하여 다른 물로 갈아탔으며 보유하고 있던 포지션이 이 매물로 인하여 순간적으로 저평가 되어 있었고, 다른 물에 진입하기 위한 슬리피지까지 감안하면, 갈아타는 과정에서 약 10만원 안팎의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이 매물로 인한 선물시장과 옵션시장의 전체적인 혼동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이 1만여계약이 모두 체결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중간에 다른 물로 갈아탔기에 계속 쳐다보고 있지 않았기에, 1천여계약이 체결된 이후, 매물을 뺐는지 그대로 체결되었는지를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영문을 잘 모르겠다. 이것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롱포지션의 청산이라고 보기에는 물량이 너무 한꺼번에 나왔고, 반대로 새로운 숏포지션 구축이라고 보기에도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지나치다.

위에서 회계적인 수치로 10만원정도의 손실을 언급했지만, 사실, 난 오늘 시장이 왠지 정상이 아니라는 판단을 하여 포지션을 너무 일찍 정리하는 바람에 40여만원의 기회비용 또한 놓쳐버렸는데, 시장을 이상하다고 판단했던 원인 중 하나로 이 비정상적인 매물이 큰 몫을 했던 것을 감안하면, 더 큰 피해를 본 셈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