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르: 천둥의 신

내가 환타지 영화를 선호하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정도에 국한된 것이지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 스타일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토르의 예고편을 보았을 때, 뭔가 나니아 연대기 비스무레한 느낌이 나는 것을 감지 하였으나 나탈리 포트만이 주연이라는 사실을 믿고 과감히 극장을 찾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거 꽤나 유치한 영화다. 조금 심하게 말하자면 GC 떡칠을 해놓은 영화라고 밖에 말할 수가 없다. 나탈리 포트만을 믿었으나, 생각해보니, 이 언니 스타워즈에도 등장했던 것이 문득 떠오른다. 원래 이런 영화 좋아하는 언니였던 것이다.

마법과 현대과학의 절묘한 결합을 영화화 하겠다는 시도는 매우 좋았으나, 결과는 마법은 마법대로 놀고 과학은 과학대로 놀았다. 즉, 토르(크리스 헴스워스)의 마법과 제인(나탈리 포트만)의 과학은 조화를 이루지 못하며 현실과 CG를 너무나 적나라하게 구별짓게 만들었다.

얼음나라에서 입양한 아들이 친아들에 반기를 들고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해 일을 벌이는 등장 인물간의 갈등은 오히려 훌륭하게 긴장감을 불러 일으켰다. 보통 이렇게 CG떡칠한 영화를 볼 때는 전혀 기대하지 않는 부분인데, 헐리우드도 "출생의 비밀" 소재를 적극적으로 다시 쓰기 시작한 것일까?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