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비안의 해적 - 낯선 조류

벌써 네번째 시리즈까지 왔다. 지난 3편의 부제가 "세상의 끝에서"였기에 왠지 4편은 없을 것같은 느낌이 들었으나, 롭 마샬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고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는 계속되고 있다. 사실, 인기있는 시리즈가 그냥 막을 내리는 것은 여러 가지 이해당사자들에게 바람직한 결정이 아니지 않는가!

롭마샬 감독으로 바뀌고 난 후에 희생자가 된 것은 키이라 나이틀리가 아닐까한다. 느닷없이 풍만한 여성이 필요하다며 그녀가 분한 엘리자베스역을 없애버리고 새로이 안젤리카라는 잭 스패로우, 아니 캡틴 잭 스패로우의 옛 여자친구(?)역을 만들어 냈다. 키이라 나이틀리도 내가 좋아하는 배우지만, 안젤리카 역으로 등장한 페넬로페 크루즈 또한 한 때 좋아했던 배우였기에 불만은 없다. 다만, 이제 올렌드 불룸은 볼 수 없다는 것이 좀 아쉽긴 하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가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능글맞은 조니 댑의 캡틴 잭 스패로우 연기일 것이다. 그의 연기는 한결같이 능글맞기 짝이 없다. 3편정도까지 봤으면 지루할 법도 한데, 몇 년 안보니 또 보고 싶어진다. 게다가 해적들의 이야기를 너무 심각하지도 않고 너무 가볍지도 않게 적당히 진지하게 풀어 나가는 것도 장점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번편 "낯선 조류"는 제목과는 별 상관도 없이 젊음을 준다는 신비의 샘물을 찾아 떠나는 해적과 각국의 해군들의 이야기이다. 부제를 왜 "낯선 조류"로 했는지 궁금하다. 그냥 "생명의 샘" 뭐 이정도로 하는 것이 좀 더 와닿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예상컨데, 적어도 두어편 정도는 더 조니 뎁의 흐느적거리는 연기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재탕삼탕, 이제 사탕까지 왔건만, 몇 년 안보고 있으면 다시금 보고싶어 지는 맛이 있는 시리즈이다. 해적들 이야기꺼리야 무궁무진 할테고...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