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끼 짬뽕, 내가 맛본 최고의 라면

신라면 블랙이 불을 지피고 살짝 빠져버린 프리미엄 라면 시장이 꼬꼬면 출시로 인하여 다시 불붙고 있다. 그러면서 새롭게 백색 국물 라면 시장이라 것이 생겨버렸는데, 이로 인하여 예전부터 꾸준히 명맥을 이어오고 있던 사리곰탕면까지 재조명을 받고 있는 형국이다. 이 와중에 조용한 마케팅을 통하여 퍼지고 있는 또다른 백색 국물 라면 중에 하나가 바로 나가사끼 짬뽕이다.

며칠 전에 이 세 라면, 즉 꼬꼬면, 나가사끼 짬뽕, 사리곰탕면을 비교하는 기사가 올라오기도 하였는데, 라면의 맛이라는 것이 종류에 따라 천차만별이고 선호되는 라면도 기호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비교 리뷰를 읽어봐도 이것이 내 입맛에 맞는지는 결국 직접 먹어봐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러 첫번째로 나가사끼 짬뽕을 선택하여 맛을 보았다.

조리법은 일반 라면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냥 스프색깔만 붉은 색을 띄지 않고 흰색을 띈다는 것만 다를 뿐이고, 특별히 뭔가 추가적인 일을 해야 하는 것은 없었다. 팔도비빔면이나 짜파게티같은 과정은 필요 없다는 뜻이다.

가장 중요한 맛, 국물과 면빨 모두 내 입맛에 정말 딱 맛는 라면이었다. 이제까지 먹어본 라면 중에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해물맛 국물과 굵고 쫄깃쫄깃한 면빨이 특징이다. 굳이 기존에 나온 라면과 비교하자면 너구리와 가장 흡사한데, 너구리에 크림스프를 조금 넣은 듯한 부드러움이 있고 이로인해 생긴 느끼함을 청양고추의 매운맛으로 커버했다라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근접한 표현이다. 실제로 크림스프가 첨가되어 있다는 뜻은 아니다.

프리미엄 시장 형성 초기에 농심에서는 신라면 블랙을 출시하며 건강한 라면이라는 마케팅을 한 적이 있는데 완전히 잘못 짚은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인스턴트 라면을 먹으면서 몸에 좋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 지 모르겠다. 그냥 몇 백원 더 주고 기존 라면보다 좀 더 업그레이드된 맛을 즐기겠다는 차원에서 접근하면 될 것같다. 물론, 이 업그레이드 된 맛이 모든 사람의 입맛을 충족시키는 것은 아니다.

지인 중에 이름만 보고 나가사끼 지방에서 먹어본 짬뽕을 기대하고 이 나가사끼 짬뽕을 먹었는데, 전혀 달라서 실망을 했다는 말을 들었는데, 나가사끼 지방의 짬뽕을 기대했다면 참고하면 될 듯하다. 전혀 다른 맛이란다.

꼬꼬면은 이름에 걸맛지 않게 닭국물 맛이 하나도 나지 않는다는 평이 많아서 굳이 적극적인 시식에 대한 동기부여가 안되어 나가사끼 짬뽕을 먼저 시식해 보았는데, 앞으로도 그냥 계속 나가사끼 짬뽕으로 먹을 것같다. 사진보니 또 먹고 싶어진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