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과 불의 노래 4부 『까마귀의 향연』 조지 R. R. 마틴

조지 R. R. 마틴의 마력에 빠져들며 얼음과 불의 노래 1부부터 3부까지를 미친듯이 읽어 왔던 상황에서, 4부 『까마귀의 향연』은 다소 브레이크를 밟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3부 『성검의 폭풍』을 읽은 후 4부의 제목, 그중에서도 까마귀만 보고 왠지 나이트워치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룰 것이라고 기대했었는데, 기대와는 달리,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도르네가 전면으로 등장하고 이와 함께 킹스랜딩, 정확히 말하자면 자이메 라니스터와 세르세이 라니스터 남매들의 이야기가 주로 나온다.

3부가 끝날 때까지, 감정이입이 되었던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죽거나 자취를 감춘 덕에 갑자기 남의 이야기가 되어 버린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특히나 도르네의 마르텔 가문의 이야기는 갑자기 나타난 새로운 캐릭터들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너무 많은 사건들이 일어나곤 하여 나를 당황스럽게 하였다. 게다가 뭔가 번역체의 느낌이 1-3부와 4부간에 이질감이 느껴진다. 같은 단어도 다소 다르게 번역이 된 것들도 보이며, 워낙에 발로 번역했다는 비난을 받을 정도인 얼불노이기에 오탈자 문제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4부 『까마귀의 향연』의 주요 캐릭터는 위에서 언급했던 대로 자이메 라니스터와 세르세이 라니스터이다. 이에 더하자면 브리엔느와 아리아 스타크 정도가 되겠으나 주요 내용과는 별개로 활동하고 있는 상황이라 스토리를 이끌어간다고 말할 수는 없다. 라니스터 가문에서 그나마 정들었던 티리온, 바다 저편에서 힘을 키우고 있는 대너리스, 뭔가 엄청난 마법사가 되어 돌아올 것 같은 브랜 스타크가 모두 빠져 버린 상황이라 다소 맥이 빠진다. 그러나, 이들의 공백은 다음편에 대한 갈증을 극대화 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아직 한글판이 나오지도 않은 상황임에도 난 다음 이야기, 다시 말하면 위에 언급했던 이 세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