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거게임 1부, 『헝거 게임』 수잔 콜린스

지금 미국 박스오피스에서는 헝거게임이 엄청난 흥행기록을 달리고 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원작소설이 바로 같은 제목의 『헝거 게임』이다. 수잔 콜린스의 3부작 중 1부에 해당한다. 국내 개봉 전에 보려고 서둘러 구입하여 읽기 시작했는데, 새벽부터 읽기 시작해서 해가 뜨는 줄도 모르고 아침 7시까지 다 읽어 버리고 말았다. 정말 엄청난 몰입도를 자랑하는 책이다.

아마존에서는 Teenage용 환타지/SF 장르라고 소개하고 있으나,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엘프와 오크가 나오는 협의의 환타지 소설은 아니다. 게다가 10대 청소년들이 읽기에는 다소 폭력적이고 심오한 정치 철학이 내제되어 있다. 등장인물들의 연령대가 어리다는 것, 그리고 꽤나 평이하게 씌여 졌다는 것을 제외하면 청소년들을 위한 책이라고 분류되기는 다소 꺼림찍하다. 즉, 성인이 읽기에는 가볍다는 생각은 버려도 좋다는 뜻이다.

시대적 배경은 북미의 미국이 멸망하고 로키산맥 인근에 새로 새워진 판엠이라는 국가이다. "캐피톨"이라는 수도와 그 이외의 숫자로된 구역들의 내분, 그리고 그 내분에서 승리한 캐피톨 측이 반역지역들의 통제를 위하여 만들어진 것이 바로 "헝거 게임(Hunger Games)"이라는 것인데, 1구역부터 12구역에서 남녀 한 명씩 24명을 무작위 추출하여 서바이벌 게임에 몰아 넣는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정말이지 이러한 상상을 구성해낸 작가의 창의성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이런 서바이벌 게임이라는 상황은 여러 작품을 통해서 이미 경험한 바가 있다. 특히나 "배틀 로얄"이 가장 먼저 떠오르기도 한다. 그리고, 서바이벌 게임에서의 흥미진진함은 꽤나 매력적으로 여러 번 우려먹을 수 있는 소재이다. 하지만, 이 서바이벌 게임의 당위성을 도출해 내는 과정에서 독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마도 헝거 게임의 경우는 이 과정이 매우 설득력이 있지 않나 생각된다.

게다가, 빈부의 차이에 의하여 헝거 게임에 선택될 확률의 불공정함이 만연되어 있다거나, 생사를 오가는 사투가 리얼리티쇼라는 이름으로 방영되는 비인간적인 행태, 또한 헝거 게임의 본질인 경찰 국가를 연상케 하는 "캐피톨" 측의 독재는 너무나 적나라하게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영화에서 캣니스 에버딘 역으로 캐스팅된 제니퍼 로렌스에 관해서도 언급하고 싶지만, 영화 리뷰를 위하여 자제하려고 한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