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탄의 분노

"타이탄의 분노", 작년 개봉했던 "신들의 전쟁"을 본 사람이라면 딱 후속편이라는 생각이 드는 제목 아닌가! 이런 생각으로 자료를 검색해 보았지만, 어떤 근거도 찾을 수 없었다. 내용도 연결점이 없고, 배우도 다르며, 감독마저 다르다. 완전히 다른 영화인 것이다. 요즘들어 헐리우드가 그리스 신화에서 소재를 뽑아내기 바쁜 것일까? 그리스 신화를 소재로 만든 영화가 앞으로 6개월내에 다시 개봉한다면 이러한 결론을 내도 좋을 듯하다.

그리스 신들의 양쪽 진영, 즉 우리에게 친숙한 올림푸스 진영, 그리고 그 반대편인 타이탄... 신화대로라면 올림푸스 진영이 전쟁에서 승리하여 타이탄들을 봉인해 버린다. 그리고, 영화는 그 이후의 상황, 즉, 타이탄이 이 봉인에서 헤제되어 버리는 상황이라는 설정을 자주 이용하는 듯하다. 단, 이번 "타이탄의 분노"에서는 타이탄 전체라기 보다는 제우스와 그의 형제들의 아버지인 크로노스의 봉인헤제가 주요 내용이다. 왜 올림푸스가 인간에게 관대하고 타이탄이 인간에게 적대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영화의 목표점은 초반부터 너무나도 명확하다. 인간에게 적대적인 타이탄들의 힘이 강화되는 것을 신들과 인간이 힘을 합쳐 막아 낸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딱 여기까지다.

반신반인인 페르세우스가 엄청나게 상승하는 맨탈리티로 인하여 신을 능가한다는 설정 자체에 어이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작년에 개봉했던 "신들의 전쟁"보다는 그나마 스토리의 허술함이 덜하다고 평가를 내릴 수 있겠다. 역시 그냥 액션만 취하고 스토리는 애써 눈감아 주면 그럭저럭 볼만한 영화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