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08

아이폰5

아이폰5 2년전 9월 아이폰4를 구매할 때는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우연히 예빈이가 KT에 근무하는 지인의 실적때문에 아이폰4 이야기를 꺼냈고, 어떻게 빨리 받을까를 고민하고 있던 터였던 난 편하게 개통절차를 진행하여 (개통은 출시일에 했지만) 공식적인 출시일보다 반나절 일찍 직접 만나서 코스매틱 이슈까지 확인한 후에 인수를 했었다.

2년이 조금 지난 지금, 시장은 좀 달라져 있었다. 이번에도 유사한 루트, 즉 예빈이 지인의 지인에게 부탁을 하여 편한 루트를 가려고 하였으나, 출시가 계속 미뤄졌던 탓인지 대리점들은 보조금 전쟁을 치르고 있었고 KT 직영 루트와의 할부원금 차이는 계속 벌어져만 갔다. 결국 나도 "뽐뿌 버스"를 초조하게 기다려야 했고, 오늘에서야 마침내 아이폰5를 내 손에 거머쥐게 되었다. 참 신경쓰이는 시간이었다. 신경쓴 보람이 있는지 KT직영 루트보다 약 20만원 절감된 가격이며 기기할부금과 통화료를 합한 월납부금액은 아이폰4때보다 몇 천원 저렴해진 수준에서 해결될 듯하다.

아이폰4를 처음 접할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특별한 감흥은 없었다. 그냥 비싼돈 주고 사니까 당연히 좋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느낌. 사실 블랙으로 살 계획이었으나 스크래치 후에 너무 보기가 흉하다는 기사들이 퍼진 터라 불가피하게 화이트로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뒷면 알루미늄 부분에만 필름을 붙이면 되지 않을까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또 그래도 옆면의 스크래치는 피할 수 없으니...

디자인을 먼저 평하자면 기대했던 수준은 아니다. 다이아몬드 커팅이라고 홍보한 옆면 부분이 정면에서 볼 때는 오히려 심플하지 못하게 느껴진다. 뒷면의 투톤 컬러는 블랙은 물론이고 화이트도 나쁘지 않다. 다만 외관상 모서리 왼쪽 하단에 살짝 찍힌 자국이 있다. 뭐 쿨하게 잊기로 하였다. 바꿔주지도 않을 것같고...

성능만 보자면 아이폰4를 사용했던 나로서는 2년사이에 세상이 확 달라졌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퍼포펀스의 차이가 컸다. 앱들의 초기 로딩속도가 무척 빨라졌고 전체적으로도 빠릿빠릿하다. 아이폰4에서 버벅이던 부분이 버벅이지 않으니 답답하지 않아서 참 좋다. LTE속도는 아직 집이라 확인하지 못했는데 다른이들의 리뷰를 읽어 보면 속도자체만으로는 유선인터넷이 부럽지 않을 속도인 듯하다.

화면이 길어졌지만 가까스로 한손 컨트롤이 가능하다. 주로 왼손으로 사용하는데 오른쪽 상단의 버튼을 터치하는 것은 꽤나 힘겹다. 홈화면의 아이콘 배열이 네 줄에서 다섯 줄이 늘어났다. 이제 왠만하면 홈스크린 2~3 페이지로 앱들을 정렬시킬 수 있을 듯하다. 화면이 늘어나서 가장 좋은 것은 유튜브로 동영상을 볼 때이다. 기존 3:2 비율에서 16:9로 늘어남으로 인하여 실질적으로 화면은 매우 커지게 되었고, 위아래 래터박스가 없어져 광활한 느낌이 든다. 다만, 아직 새로운 16:9화면을 적용하지 않은 앱들이 많아 길어진 화면을 만끽하려면 시간이 좀 흘러야 할 듯하다.

카메라기능 역시 꽤나 향상되었다. 특히 셔터스피드는 보급형 D-SLR을 능가하는 듯하다. 빠른 셔터스피드로 인하여 어두운 곳에서도 그럭저럭 사진을 건질 수 있게 되었다. 다만 형광등 근처가 보라색으로 변하는 현상, 그리고 좀 색이 바랜듯한 느낌은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기존 아이폰4에서 실내촬영시 나타나던 푸른 멍 현상은 완벽히 사라졌다.

색감이 전체적으로 달라져서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기존 아이폰4에 비하여 많이 노랗다. 카카오톡 아이콘은 형광노랑으로 보일 정도이다. 말로만 듣던 "오줌액정"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에 컬러 세팅이 그렇게 맞춰져 있는 듯하다. 삼성 갤럭시 시리즈의 아몰레드 화면이 푸르딩딩하다고 늘 비판했는데 아이폰 또한 화이트 밸런스를 못맞춘 듯한 이런 화면은 좀 짜증이 난다. 믿었는데!

기능 이외에도 iCloud의 백업기능에 놀랐는데, 기존에 설치되어 있었던 앱들이 목록이 다 그대로 나타난다. 다만 워낙에 다운로드하는 시간이 오래 걸린 터라 다음부터는 아이튠즈에서 불러오기를 하는 것이 나을 듯하다. 그래도 (아이클라우드 기능인지는 모르겠지만) 카톡 대화내용까지 다 복원되는 것은 꽤나 반갑다. 구글칼렌더는 약간의 추가세팅이 필요하며 딕셔너리 유니버셜은 사전 데이터를 다시 넣어 주어야 했다. 아직 해보지는 않았지만 가장 짜증나는 것은 아마도 공인인증서 다시 받기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번 아이폰은 딱히 애착이 안간다. 다른 스마트폰들도 꽤나 좋아졌기 때문이기도 하고, 어쩌면 내가 화이트 색상의 스마트폰을 싫어 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내 생애에서 화이트 계열로 산 폰에 만족한 경우는 없었던 것같다. 앞으로는 블랙으로 사야 할 듯.

by 이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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