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동커피집 with 동권

카페마마스 시청점에서 푸짐하게 리코타치즈셀러드 등을 흡입한 후에 간 곳은 역시 동권이형이 알아 놓은 다동커피집이라는 곳이었다. 꽤나 골목에 있어서 아이폰에 설치되어 있던 다음맵으로 찾지 않았으면 못찾을 뻔했다. 겉에서 보면 꽤나 허름한 건물이고, 들어가면 꽤나 고풍스러운 분위기 다방같은 느낌의 인테리어가 특징적이다.

이 커피집의 장점은 일부 커피를 제외하면 마음껏 리필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인데, 우리도 두어번 리필을 받았다. 잔이 비워지면 직접 와서 리필을 할 것인지를 물어 보는 등 꽤나 친절한 사장님(?), 다만, 커피가 다소 옅게 내려져서 진한 맛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맞지 않을 수도 있을 듯하다. 나는 대화하면서 습관적으로 물같이 커피를 마시기 때문에 이런 옅은 스타일도 좋아한다.

동권이형은 요즘에 철학에 심취해 있는 듯하다. 여러 철학책들을 읽고 있단다. 개똥철학 만랩을 찍을 듯한 기세다. 철학에 대한 나의 지식은 고등학교 시절의 윤리 교과서에 나온 수준을 벗어 나지 못하고 이 또한 가물가물한 상태라 형과의 깊은 대화를 할 수는 없었고, 특히나 현대 철학으로 가면서 나의 지식은 사실상 바닥에 가까워 형의 말을 그저 듣고만 있었다.

이후에 나눈 화제는 때가 때인 만큼 정치였는데, 늘 그렇지만 우리는 정치적 성향이 꽤나 다르기 때문에 서로 설득을 포기했었고, 이번에도 그저 서로의 생각만 확인하는 수준이었다. 뭐, 서로 딱히 설득할 생각도 없었지만...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