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무엇을 생각하는가』 마크 레너드

흔히들 중국을 공산당 1당 독재체제로만 알고 있지만, 사람이 셋 이상만 모여도 파벌이 생기듯 중국 또한 공산당 내에서의 파벌이 존재한다. 그 파벌간의 파워게임에 관심이 많아 이에 대한 상식을 늘리고자 읽기 시작한 책이 마크 레너드가 쓴 『중국은 무엇을 생각하는가』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책을 통하여 내가 얻은 지식은 처음 기대했던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저자가 영국인이니) 영국의 관점에서본 중국 엘리트들의 생각에 대한 정리라고 할 수 있는데, 워낙에 많은 인물들에 대한 인터뷰를 책으로 옮겨서인지 다소 산만한 느낌을 받았다. 이를 명확하게 파벌에 따라 구분해 놓으면 오히려 더 흥미진진한 책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지만 인터뷰에 응했던 사람들이 모두 정치적인 관점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도 아닌지라... 하지만 그만큼 중국에도 다양한 스펙트럼의 정치 사상이 퍼져 있다는 것을 알게된 계기가 되었다. 시장경제를 일부 받아 들인 중국임으로, 중국내에도 진보주의와 보수주의 양진영이 있다는 사실은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인데도 꽤나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다만, 저자 본인도 결국 중국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확실한 결론을 내려주지 못한다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글세 잘 모르겠는데 앞으로 좀 두고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라고 말하는 듯한... 다소 방어적인 느낌이랄까? 이 점이 좀 아쉬웠다.

그나마 저자의 뜻을 내가 명확히 이해할 수 있었던 부분은 중국이 미국이 만들어 놓은 판에서 플레이어로 참가하고 싶지 않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이를 미국이 만들어 놓은 테니스라는 게임을 하면서 미국에 끌려 다니는 것보다 탁구라는 새로운 판을 짜서 자신들의 의도대로 세계를 움직이고 싶어 한다라고 묘사해 놓았는데, 꽤나 이해하기 쉬운 설명이 아닌가 생각된다.

다음에는 좀더 중국의 정치 중심에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을 선택해야 할 듯하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