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거게임 3부, 『모킹제이』 수잔 콜린스

헝거게임 3부작의 마지막 편인 『모킹제이』를 마침내 읽게 되었다. 진작에 읽고 싶었으나 1부와 2부를 워낙에 재미있게 읽어 아껴두고 싶을 정도였기에 참고 있다가 지금에서야 읽게 된 것이다. 다른 이유로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eBook이라 아이패드로 읽고 싶어 아이패드 구입 후까지 미루다 보니 생각보다 다소 늦게 시작하게 된 것이다.

3부에서는 그동안 궁금해 했던 13구역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반란군을 주도하고 있는 13구역에서의 생활과 캣니스의 역할 등이 다이나믹하게 묘사된다.

예상과는 달리 더이상 헝거게임은 없었다. 딱히 헝거게임을 바란 것도 아니지만... 그런데, 이제부터는 게임이 아니라 정말 전쟁이 시작된다. 그리고, 캐피톨로의 진입은 게임과도 같으면서 게임 그 이상의 스릴이 기다리고 있다. 물론, 그 스릴만큼이나 주인공과 그 주변사람들은 고생을 한다.

1부에서 보여주었던 전쟁 후에 탄생한 국가의 부조리와 그에 대한 저항 등의 철학은 많이 희석되어 있었고, 이제는 주인공인 캣니스와 그 주변사람들의 갈등, 캣니스를 이용하고자 또는 제거하고자 하는 조직간의 갈등 등이 좀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1부에서 느꼈던 무거움이 점점 하이틴 문학으로 수렴되어 가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스토리가 점점 심각해 지고 스케일이 점점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점점 더 초점이 주인공인 10대 캣니스에게 맞춰지기 때문에 그런 느낌을 받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약간 억지스럽게 모든 상황을 10대 소녀가 해결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몰아 간다.

3부가 1부, 2부와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이는 것이라면, 아마도 세뇌된 피타의 존재가 아닌가 생각된다. 세뇌된 피타로 인하여 반군과 캣니스는 캐피톨을 공격할 수도 안할 수도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며, 피타를 구출하고난 다음에도 파타는 적도 아니고 아군도 아닌 상태로 머물게 되어 버린다. 이 상황이 독자에게도 꽤나 짜증을 불러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난 그랬다. 1부나 2부에서도 캣니스의 가족은 언제나 잠재적인 인질로 간주되며 캣니스의 행동을 제약하긴 했지만 세뇌된 피타의 문제는 정말이지 내가 대신해서 피타를 죽여 주고 싶은 심정이 들 정도였다.

전쟁이 시작한 도중, 심지어 전쟁이 끝난 후에도 정말 많은 반전이 있어 도대체 어떻게 끝날 지 다 읽을 때까지 예측할 수 조차 없었다. 난 억지로 해피엔딩을 끌어 가는 소설보다는 이런 자연스러운 진행이 참 마음에 든다. 세상이 그렇게 순순히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는 않는 것과 같이 이런 것이 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렇게 헝거게임 3부작을 모두 읽어 버렸다. 흠뻑 몰입해서 읽던 소설을 다 읽고 나면 늘 그렇지만, 끝나 버리고 나니 공허함이 뒤따른다. 다음에 수잔 콜린스의 작품이 한국어 버전으로 출판되면 읽어볼 예정이다. 정말 글 잘쓰는 작가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