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야자, 마침내 분갈이

이 녀석을 2008년 4월부터 키우기 시작했으니 거의 5년을 채워간다. 이런 식물키우는 거에 그다지 흥미가 없었음에도 당시 가산디지탈단지의 황량함에 힘겨워 하며 위안거리를 찾으려는 시도 중에 하나가 책상위에 화분하나 놓아 두기였는데, 인터넷 검색으로 난이도가 상당히 낮으면서 창가에 두지 않아도 되는 녀석을 찾다보니 테이블야자가 선택되었던 것이다.

이 녀석은 구입할 당시에 있었던 매우 조그마한 화분에서 꾸역꾸역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가을부터인가 물을 적당한 인터벌로 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죽어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알고보니 조그만 화분에 두면 흙의 양분이 다 사용되어 2년에 한 번 은 분갈이를 해줘야 한단다. 그런 것도 모르고 왜 이 녀석이 갑자기 시들시들 해졌나 고심을 했던 것이다.

분갈이는 봄에 해주는 것이 좋다고 하여 힘겨워 하는 녀석을 안타까워 하면서도 이제서야 분갈이를 해주게 되었다. 이런 일에 익숙치 않은 나로서는 꽤나 큰 결심이었다. 토분이 좋다고 하지만 미관상 하얀색으로 도장된 화분을 골랐다. 그리고 흙은 한아름상토가 꽤나 좋다고 하여 그것으로 구입했고, 밑에 깔 돌무더기 같은 흙을 따로 구해다가 넣어 주었다. 진흙이 묻어 있는 상태라 물빠짐에 지장을 줄 수도 있으니 씻어서 깔아 주라고 했던 것을 뒤늦게 알아 그냥 깔아 주었다. 약간 걱정이 된다. 한아름상토라는 게 참 보드랍고 푹신푹신한 흙인 듯하다. 이런 흙이 있는 줄은 몰랐다.

어설픈 시도임에도 불구하고 겉으로는 그럭저럭 잘 한 거 같은데, 이 녀석이 느끼기에는 어떨지 모르겠다. 제발 다시 푸릇푸릇 생기를 찾아다오. 꽃까진 바라지도 않는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