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카레니나』 톨스토이

몇주전, 여러번 영화화되었던 톨스토이 작품의 『안나 카레니나』가 다시 한번 영화화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런데, 주인공 안나역에 키이라 나이틀리Keira Knightley라고 하기에 배우의 이미지와 딱히 동질성을 찾기 힘든 캐스팅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원래 영화 개봉 전에 다 보려고 했는데, 소설의 분량이 시간상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었고, 영화의 흥행성에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늘었으며, 소설을 읽다보니 이 영화를 보는 것이 그다지 재미있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영화는 그냥 지나치기로 하고 소설에 집중하였다. 사실, 여러 번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안나 카레니나』가 영화로 성공했던 적은 없었는데, 특히나 이번에 개봉하는 안나 카레니나는 그 중 최악이라는 평이 주를 이룬다.

소설로 돌아가서, 참 기승전결을 구분짓기 애매한 상태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보통 결혼하여 행복하게 잘 살았다라고 끝나는 소설과 비교하여, 톨스토이는 결혼 후의 질퍽질퍽한 삶 자체를 적절하게 묘사해 놓긴 하였다. 그런데, 읽다보면 참 결혼하기 싫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적나라하게 써 놓았다. 이런 내용이 읽는데 흥미는 무척이나 떨어지지만 리얼리티라는 측면에서 보면 꽤나 훌륭한 시도라고 볼 수 있다.

다만,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톨스토이가 종교에 심취해 있었던 시기에 탄생한 작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작품 전반에 걸쳐서 희미하게 종교적 색채가 풍겨진다는 것이다. 유물론자인 나에게 이러한 종교적 성격의 소설은 그다지 흥미롭지 않다.

예전에 예비군 훈련 가서 보려고 마련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톨스토이 작품을 미니북으로 구입하여 읽은 적이 있었는데, 그 결론이 결국 종교에 귀의하라는 내용이라 꽤나 실망했던 적이 있었고, 그 이후로 톨스토이 작품에 거리를 두고 있었는데, 괜시리 영화화 소식 때문에 다시 그의 소설에 다가서다 다시금 실망만 하게 된 셈이다.

톨스토이가 문학적으로 위대한 인물이라는 평가에 대항할 생각은 없지만, 앞으로 톨스토이 작품은 지양할 예정이다. 내가 워낙에 문학적인 깊이가 없어서일 수도 있지만 참 글을 재미없게 쓴다. 그 지루하고 지루했던 해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보다도 재미가 없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