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트

SF물을 워낙에 좋아하는 나로서는 결코 지나칠 수 없는 영화였다고 생각했는데, SF물을 위장한 로맨스에 가까운 영화였다. 기대한 바와 방향은 다르지만 꽤나 괜찮은 영화라고 평하고 싶다.

이미 언급한대로 SF물에서 관객이 기대하는 웅장한 스펙타클이나 특수효과가 두드러지는 것은 아니다. 물론, 요즘은 SF물이 아니라도 CG의 사용은 흔하디 흔한 세상이라 CG가 SF장르의 전유물은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 연애질에 탐닉하는 스토리에 좀 어이없기도 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외계인이라는 존재의 형상은 다양하지만 영화에서 그들이 지구인들에게 호의적이었던 적은 그다지 많지 않았던 것같다. 닭이 먼저이냐 달걀이 먼저이냐의 문제이긴 하지만, 그래서인지 관객들은 SF물에서 전쟁을 떠올린다. 또는 에어리언 시리즈같은 공포물이 될 수도 있을 것이고... 호스트the Host에서도 외계인이 지구인들과 친한 관계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명백히 그들은 지구를 정복하러 왔다. 그런데, 그 방법이 이전의 영화와는 다소 다르다. 지구인의 몸을 숙주로 하여 살아 가는 것이다. 에어리언에서와 같이 성체가 되기 전에 사용하는 도구가 아니라, 원한다면 영구적으로 숙주의 몸에서 살아 간다. 즉, 인간과 인간의 몸에 들어간 외계인, 또는 인간의 몸에서 외계인에게 영혼이 털리지(?) 않은 두 영혼, 이러한 갈등 관계가 연출된다.

멜라니/완다 역을 맡은 시얼샤 로넌이라는 배우는 정말 놀라울 정도이다. 이중인격적인 연기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결코 어색함이 없이 그 어쩔줄 몰라하는 표정연기를 보여 준다. 미래의 오스카 여우주연상은 그녀의 몫을 남겨 둬야 할 것이다. 게다가 이 얼마나 아름다운 자태인가! 난 이 영화를 보고 시얼샤 로넌이라는 배우에게 완전이 빠져들어 버렸다. 그것이 멜라니이든 완다이든 파란눈이든 그렇지 않든 그녀는 정말 생기있게 아름답다. 스틸컷으로 느껴지지 않은 생명력이 있는 아름다움이다. 아... 아름다움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내가 이 영화를 보고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은 모두 이 시얼샤 로넌이라는 배우 때문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