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국가』 댄 세노르, 사울 싱어
이 책 『창업국가』에서 창업국가란 이스라엘을 의미한다. 인터넷 서핑 중에 우연히 소개하는 내용을 보고 구입한 책인데, 이 책을 읽기 전에 난 이스라엘에서 그렇게 창업이 많이 일어나는 줄을 모르고 있었다. 즉, 창업국가라는 타이틀을 걸고 책이 나올 만큼 이스라엘이 훌륭한 스타트업 기반을 제공하는 나라인 줄 몰랐다는 뜻이다.
책은 줄곳 이스라엘과 미국이 어떻게 다른가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이 한국과 어떻게 다른가에 초점을 두고 책을 읽어도 흥미로움을 배가시킬 수 있다. 책의 내용을 비춰볼 때 이스라엘과 한국의 차이점은 우선 군대문제인데, 이스라엘은 한국보다 좀 더 전쟁 위기가 현실에 가깝다 보니 전의가 좀 더 높은 듯하다. 예를 들어 전쟁이 나면 국가를 위하여 싸우겠는가라는 질문을 한다면 이스라엘이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로 "그러겠다"라는 응답을 보일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스라엘의 군대는 그냥 군대가 아니라 인적 네트웍을 시작할 수 있는 최초의 사회생활이라고 할 수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 후에 우선 군대에서 인적 네트웍을 만들고 나서 이 인적 네트웍을 이용하여 취직을 하든 창업을 하든 한다. 그리고 군대에서는 군사적 능력 뿐만 아니라 다방면에서 능력을 함량토록 도와주며 군사적인 업무를 통하여 리더쉽을 기르게 도와준다. 심지어, 군경험이 없는 국민은 창업이든 취업이든 모두 하기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니 이스라엘에 있어서 군대라는 곳이 각 개인의 인생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곳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한국의 군대와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상관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잘못된 것이면 논쟁을 통하여 옳은 방향으로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군대하면 생각나는 상명하복이라는 절대 진리가 이스라엘에서는 통하지 않는 듯하다. 추가적으로, 장교가 아닌 일반 사병에게도 충격적일 만큼의 역할 위임이 부여 된다고 하는데, 이것은 장교수의 부족으로 인한 군의 작전수행능력 부족을 막기 위함이라고 한다. 이러한 위임은 순발력이 요구되는 실제 전시상황에서 효과적인 작전수행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아니 여자까지 군대를 가니 그 이상으로 모든 시민이 군인이 될 것이고 모든 시민이 똑똑하지는 않을텐데, 똑똑하지 않은 사병에게 막대한 권한을 위임한다는 것이 과연 장점만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들의 군대문화를 이해하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 이후 왜 이스라엘에서 창업국가라고 칭할 만큼 스타트업 기업들이 잘 성장했는가라는 질문에는 그저 환경적인 요인이 이스라엘 국민들의 도전의식을 고취시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적국에게 둘러 쌓인 환경, 어렵게 차지한 국토, 실질적인 전시상황 등의 요인이 그들에게 무사안일의 마인드를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한국 또한 전시상황이기는 하지만 이는 상징적인 의미일 뿐이고 꽤나 평화로운 상황이기에 한국 국민에게 이런 선택을 강요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그리고 한국에는 이미 성숙한 대기업들이 훌륭한 자리로 우수한 인재를 빨아 들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창업을 한다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를 더 잘 알고 싶어서 선택한 책이고, 이 책을 읽은 후에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를 더 잘 알게 되었지만, 독자가 국가의 정책당국자가 아닌이상, "근데 뭐 어쩌라고?"라는 반문을 품을 수 밖에 없는 책이다. 여전히 한국은 창업보다는 취업이 유리한 나라이고 그렇다고 이스라엘로 갈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