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대전Z』 맥스 브룩스

월드워Z라는 이름으로 오는 6월 말에 영화가 개봉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듣고 영화가 개봉하기 전에 원작을 읽겠다는 강렬한 열망에 빠져들어 급히 구해서 읽게된 책이 『세계대전Z』이다. 브레드피트가 판권을 사서 직접 주연으로 뛴다고 한다. 이미 영화의 트레일러는 여러 버전으로 많이 봐왔고 기대치도 높은 편이다. 트레일러만 보면 굉장한 스케일이던데...

영화가 꽤나 스펙타클하게 나올 예정이지만, 원작소설인 이 『세계대전Z』는 비교적 차분하게 서술되어 있다. 물론, 영화 트레일러에 비해서 그렇다는 이야기고 차분한 척 하면서도 꽤나 사실감있게 인류가 어떻게 좀비로부터의 멸망 위기에서 벗어나게 되었는지를 묘사하고 있다. 좀비와의 전쟁 이후에 다큐멘타리같은 느낌으로 각 현장을 경험했던 사람들의 인터뷰를 모아 놓은 형식으로 편집되어 있는데, 그래서 차분하면서도 사실감있게 묘사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 참 담담하면서도 강렬하다.

최근 참 많은 좀비 영화나 TV시리즈가 등장하여 좀비라는 존재가 이제는 꽤나 익숙하기도 하고 심지어 지겹기도 하지만, 기존의 작품들이 좀비들과의 전쟁을 미시적으로 다룬 경향이 있는 반면, 『세계대전Z』는 인류 전체가 좀비와 대항하는 과정을 거시적인 측면에서 또한 미시적인 측면에서 모두 다루고 있어서 좀비 이야기에 지친 독자들을 다시 좀비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든다. 즉, 좀비에 의해서 인류가 거의 멸종당한 후 살아남은 일부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 기존의 영화나 TV시리즈라면, 세계대전Z의 방식은 어떻게 해서 전세계가 좀비에게 장악당하게 되었는지 좀비 바이러스가 어떤 경로를 통해서 번지게 되었는지를 매우 사실성있게 기술하고 있으며, 그 후에 어떻게 반격에 성공하여 좀비를 퇴치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사실성있게 기술하고 있다.

이제 차분하게 곧 개봉할 영화를 기다리면 된다. 대부분 영화가 원작 소설을 압도하지 못했지만 이번만큼은 영화가 꽤 기대된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