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버린

먼저 실망스럽다라는 말로 시작을 해야할 것 같다. 미국산 X-men들 중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캐릭터 중 하나인 울버린이 도쿄에서 겪었던 이야기이니 만큼 뭔가 일본풍의 미장센에서 활약하는 그의 모습을 기대했었고, 처음에는 이런 나의 기대에 어긋남이 없어 보였다. 그런데, 결말로 갈수록 가관이다. 스포일러를 할 생각은 없으므로 더이상 이야기하지는 않겠다.

울버린이라고 불리는 로건, 가공할만한 초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다지 제대로 살고 있는 것 같진는 않아 보인다. 산속에서 술이나 퍼마시며 살고 있다. 그런 그에게 묘령의 일본 여자 유키오가 찾아 오면서 Wolverine in Japan 이 시작된다. 난 영화 제목을 이렇게 짖지 않은 이유가 궁금할 따름이다. 오히려 더 확 와닿지 않나? 그러나 알고보니 이것이 히로시마의 악몽을 함께 겪으며 울버린으로 인하여 목숨을 건진 야시다의 음모였다는 것! 뭐 여기까지는 참 괜찮았고 이렇게 해서 그의 손녀를 구해주고 어쩌고 하는 것까지는 그나마 봐줄만 했는데, 마지막 어처구니 없는 전투씬때문에 기분이 잡쳐버릴 정도였다. 왜 잘 만들어 놓고 갑자기 퀄리티를 후레쉬맨 수준으로 빠트리는 지 모르겠다. 아다만티움 떡칠이라니! 아다만티움은 울버린만의 것이어야 한다!

난 2009년에 개봉한 엑스맨 탄생 : 울버린 X-Men Origins: Wolverine을 보지 못하였기 때문에 이번 울버린에 좀 기대를 했었는데, 이것 참... 이뿐만 아니라 난 X-Men 시리즈, 더 나아가 마블 코믹스 작품을 매우 사랑하게된 팬으로서 이런 저급 퀄리티의 영화가 만들어 졌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불쾌할 정도이다. 스펙타클과 괜찮은 스토리를 함게 가지고 있던 시리즈가 그냥 평범한 SF물로 전략할 위기에 처한 것 같아 두려울 정도다. 마블코믹스 원작 작품으로는 이런 수준의 영화가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길 바란다.

울버린이 구해야할 여자 마리코는 일본 모델출신 오카모토 타오가 연기했는데 볼 때마다 아이유가 생각나게 만드는 외모였다. 키큰 아이유느낌.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