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깨 위 고양이 Bob』 제임스 보웬

나에게 고양이가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난 고양이를 좋아하는 것같다.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길고양이을 보면 왠지 도와주고 싶고 측은한 생각이 들며, 이러한 내 생각을 몰라주고 마냥 경계하고 도망가 버리는 그들에게 안타까움을 느끼곤 한다.

예전에 『듀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어찌하다 도서관의 고양이가 된 듀이의 이야기인데, 이번에 또다시 고양이에 관한 책을 읽게 되었다. 『내 어깨 위 고양이 Bob』은 런던 코벤트가든의 길거리 연주가 제임스 보웬과 인연을 맺게된 어느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다. 듀이가 이미 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면 밥과 제임스는 여전히 유명세를 떨치며 전세계에 그들의 이야기가 출판되는 상황을 즐기고 있다.

듀이를 읽을 때도 그랬지만 고양이에 관한 인기 서적들은 고양이의 주인들이 어느정도는 애처로운 삶을 살아 가고 있다가 고양이를 만나며 그 고양이에 의해서 삶의 의미를 찾거나 희망을 얻는다는 플롯이 주를 이루는 것같다. 뭐 두권 읽고 성급히 일반화하고 있긴 하지만... ㅋㅋㅋ 그냥 듀이와의 공통점 정도로 해두자.

밥의 주인인 제임스 보웬 또한 잦은 이사로 어렷을 때부터 쉽지 않은 삶을 살았고 그 이후에는 마약에 빠지기도 하며 바닥 인생을 헤매이던 흑역사를 가지고 있다. 운명처럼 만나게된 고양이 Bob은 그에게 책임감이라는 강력한 동기를 부여해주며 힘겨운 갱생의 길에 친구가 되어 준다.

계속 『듀이』와 비교해서 좀 그렇긴 한데, 듀이만큼 심금을 울리지는 않는다. 아무래도 큰 차이점은 듀이는 생을 마감하다보니 좀 더 카타르시스에 다가간 감이 있고, 밥은 여전히 그의 주인과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라고 맺으니 기승전결에서 아직 결이 나오지 않은 느낌이다. 물론, 난 밥이 건강하게 오래살길 바란다.

녀석은 참 행복한 고양이다. 우리 나라에서 빈번히 행해지는 길고양이들에 대한 적대적 행위들을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