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초콜렛 빙수 @레드망고 카카오 명동점 with Davina

입구에 있는 카카오 열매
초콜렛이 어떻게 생긴지 처음 알았다. 이렇게 큰 덩어리 안에 초콜렛 열매가 들어 있는 거였구나.

어제 Soo가 Facebook에 도저히 참을 수 없을만큼 달콤하게 보이는 사진을 올려, 전격적으로 Davina와 약속을 잡고 레드망고 카카오그린 명동점을 방문했다. 트리플 초콜렛 빙수를 먹기 위하여!

7시가 좀 넘은 시각에 도착했는데,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대기를 해야 하는 상황,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도 알려 주지 않았지만 트리플 초콜렛 빙수를 먹고자 하는 일념으로 기다리기로 했다. 이미 대박난 메뉴인가보다. 그런데, 정작 대기시간은 그다지 길지 않았다. 앞에 한 세 그룹 정도 있었는데 대기 벤치에서 기다린 것은 10분이 채 되지 않았다. 이건 엄청난 회전율이라는 뜻인데...

메뉴판
메뉴판을 참 아날로그 감성을 잘 살려서 만들어 놓았다

오히려 자리를 잡고 앉아 있을 때 더 오래 기다린 듯한 느낌이었다. 다른 테이블에서 맛있게 먹고 있는 것이 보이고 그러니 이미 입에서는 군침이 돌고 있고, 참 기다리기 힘든 순간이었다. 10분도 안되게 기다렸겠지만 100분을 기다린 듯한 느낌이었다. 진동벨이 울리고 마침내 주문했던 트리플 초콜렛 빙수를 받아 오는데 사람들의 부러움 가득한 시선이 나에게로, 아니 내가 들고 있는 빙수에게로 쏠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초콜렛이 정말 진하다. 배스킨라빈스의 초콜렛 무스 정도의 수준이다. 그리고 초코가 섞인 빙수는 코코브루니의 초코청크스무디같은 달달함과 식감을 제공해준다. 누가 빠삐코맛이라고 폄하가기도 하는데, 이건 초콜렛 아이스크림과 빙수의 밸런스를 맞추지 못할시에 나오는 맛이다. 나도 처음에 이 빠삐코 수준의 맛에 당황했지만 메뉴판에 씌여진 설명서대로 초콜렛 아이스크림을 반쯤 먹고 나머지를 빙수에 섞어서 먹으면 훌륭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이것이 정말 중요하다. 먹다가 진한 초콜렛의 맛에 압도당한다는 느낌이 드는 때가 있는데, 이럴 때는 같이 들어 있는 부드러운 브라우니 조각으로 혀에게 휴식을 준 다음 다시 초콜렛을 흡입할 수 있다. 듬북 들어 있는 견과류도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워낙에 기대가 컸기에 기대한 것만큼은 아니지만 이정도면 정말 훌륭한 초콜렛 메뉴가 아닌가 생각된다.

문제는 종합초콜렛세트라서 칼로리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것인데, 뭐 자주 먹으면 곤란하겠지만 여름 한철이니 1년에 두어번 먹는 것 정도는 괜찮지 않을가 하는 생각이다. 그래도, 먹고 나서 명동을 돌아다니며 열심히 쇼핑을 하다 보면 이 칼로리 덩어리들은 다 소모가 되지 않을까하는 희망섞인 바램!

그런데, 우리는 라지 사이즈로 주문해서 둘이서 먹어도 밥을 못먹을 정도였다. 초콜렛에 눈이 멀어 처음부터 저녁은 안중에도 없었다는 말, 게다가 나중에 느끼하기까지... 저녁을 먹고 간단하게 디저트 느낌으로 먹으려면 레귤러 사이즈가 나은 것 같다. ㅋㅋㅋ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