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지브리 레이아웃전 with Jennif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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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을 적당히(?) 좋아하는 난 전시 초기부터 가고자 했지만 엄청난 인파때문에 작품구경보다 사람구경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는 이야기가 들려 왔고 해서, 지난 여름 휴가 계획 중에 하나였으나 전격적으로 취소하고 방학이 끝나기만을 기다려 왔다. 그리고, 방학이 확실히 끝났다고 생각되는 오늘, 오후 휴가를 사용하여 (오늘 쉬는 날인) Jennifer와 함께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을 찾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오늘 미야자키 하야오의 은퇴발표가 있었다. 참 기분이 묘하다.

말그대로 레이아웃전이라 화려하고 풍부한 색감을 느낄 수는 없었지만 그 색감아래 숨어 있는 스케치와 여러 가지 움직임에 대한 지시들이 씌여 있는 레이아웃을 직접 볼 수 있는 색다린 기회이기도 하다. 레이아웃이라는 개념은 이번 전시회를 통하여 처음 알게된 것인데 복잡한 형태의 콘티라고 해야 하나...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서 설명을 봐도 와닿지는 않는다.

토토로 배 위에서...
바닥에 토토로를 그려 놨는데, 의도해 놓은 원근감을 잘 맞춰 찍는 것은 쉽지 않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난 미야자키 하야오의 광팬도 아니지만, 그럭저럭 호감을 갖고 있는 바, 내가 본 그의 작품은 소수이지만 보지 않았더라도 그 캐릭터들의 발랄함(?)은 이런저런 경로를 통하여 잘 알고 있으며 역시 그런 캐릭터들을 좋아라 한다. 그리고 이번 전시회에서도 이러한 캐릭터들의 매력을 맛볼 수 있었다. 스케치로 되어 있는 캐릭터들을 보는 것은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우연하게 시간이 맞아 떨어져서 도슨트의 설명을 듣게 되었는데, 초반에 상당부분의 작품들을 그냥 건너 뛰길래 너무 성의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전시된 작품이 워낙에 많은 지라 이렇게 건너 뛰어도 무려 40여분이나 설명이 계속되었다. 처음에 성의없다고 생각했던 것이 미안할 정도였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돌아가서 하나하나 다시 보았는데, 나중에는 지쳐서 꽤 여러 번 의자에 앉아서 쉬어야 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밥 든든히 먹고 체력만빵 상태로 볼 걸 그랬다.

이름에서도 나타나 있듯이 미야자키 하야오전이 아니라 스튜디오 지브리전이기에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뿐만 아니라 스튜디오의 다른 작가들의 작품들도 함께 전시되어 있었는데, 나의 선호도는 확실히 미야자키 하야오 식의 초현실적인 분위기에 가까웠고, 그래서 다른 작가들의 좀 더 현실투영적인 작품들에는 크게 감흥을 받지는 못했다.

관람객들의 실력
처음에는 워낙 잘그려서 프린트된 스티커인 줄, 스티커에 관람객들의 실력 발휘를 한 뒤 벽에 붙인 것!
관람객들의 스티커를 배경으로
꽤 어두워서 만족할만한 사진은 아니지만, 오늘 그나마 건진 사진

두시간여의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관람이 끝나자 뭔가 엄청난 문화적 지식을 머릿속에 넣었다는 느낌이 뿌듯함이라는 감정으로 승화되면서 몸을 휘감았다. 참 오랜만에 느끼는 만족감이다. 다만, 사진 찍으라고 마련해 놓은 괜찮은 자리가 많았음에도 오늘따라 피곤해서인지 사진발이 잘 안받아 좀 아쉽다. ㅋㅋ

토토로 정원?
한가람디자인미술관 옆 야외에 토토로 정원(?)을 만들어 놓았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