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의 보물, 알사바 왕실 컬렉션 @국립중앙박물관

미술관련 잡지를 한달에 한번 읽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시일정을 생각보다 늦게 접하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물론, 미술 전시가 대체로 촌각을 다투게 짧은 기간이 아니기에 조금만 관심이 있으면 놓칠 가능성이 그리 큰 것은 아니다. 이번에 관람한 이슬람의 보물 알사바 왕실 컬렉션은 7월 초부터 전시가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며칠 전에서야 알게 되었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그러할 것이라고 생각는데, 나 또한 이슬람 문화에 대해서는 중고교 세계사 시간에 배운 지식이 다이고, 이 또한 이제는 가물가물하기에 이번 전시회는 사실상 거의 백지상태의 배경지식에서 관람하기 시작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다들 진귀한 보물임일텐데 대부분의 유물에 딱히 감흥이 없었다. 게다가 나의 관심사가 워낙 회화에 집중되어 있다보니 회화 중심의 전시가 아니면 딱히 관심이 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시회를 찾은 것은 뭔가 이국적인 분위기 자체만으로도 전시회가 즐겁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기대감이었는데, 결국 그 기대감이 충족되지는 않았다.

백지상태에 가까웠던 배경지식에도 불구하고, 아랍하면 떠오르는 것은 역시나 카페트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래서 가장 관심이 갔던 것은 역시아 몇 점 넓게 깔려 있던 카페트였다. 카페트의 퀄리티가 훌륭해 보이긴 하는데, 이 카페트가 우리집 마루에 깔려 있는 카페트보다 얼마나 더 좋은 것인지 알 길이 없어 그냥 커서 좋구나라는 생각으로 둘러 보았다. 안내문에는 뭔가 이것저것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씌여 있는데 난 우리집 카페트도 그냥 괜찮아 보여서... 아, 이 무식함이란!

이외에는 아랍문자에 대한 설명에 주목해 보았다. 그냥 아랍문자하면 도저 따라 쓸 수도 없을 그냥 꾸부랑 글자라고 생각했는데, 아랍문자의 서체도 영어의 안쇄체와 필기체가 있듯이 몇 종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나에게는 그냥 다양한 꼬부랑 글씨로 인지되는 것이 문제다. 이런 글자를 볼 때마다 한글이 얼마나 단순명료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새로 배운다고 가정하면 한자와 아랍글자 중에 어떤 것이 더 어려울지 궁금하다.

이슬람문화 중에 내가 아는 또 다른 것은 바로 물담배인데, 알고 있다고 표현하기에는 좀 민망하고 축구선수들 중에서 이슬람 문화권의 영향을 받은 일부가 물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목격되어 사진으로 떠돌아 다니는 것을 축구관련카페에서 본 적이 있다. 축구선수에게 담배라는 것이 꽤나 해로운 것이기에 이렇게 (물)담배를 피는 장면이 언론에 노출되었을 경우에는 파장이 다소 크다. 물담배를 보관하는 항아리 같은 것이 꽤나 럭셔리하게 생겼다. 다들 이렇게 화려한 보관함을 가지고 있진 않겠지?

이외의 유물들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부족한 배경지식으로 인하여 그냥 흘낏보며 지나쳤다. 이로 인하여 많이 아쉬운 전시회였다.

거대한 오디오 가이드
이번 이슬람 유물전의 오디오 가이드는 내가 이때까지 보았던 오디오 가이드 중에가 가장 거대했는데, 최근 안드로이드 기기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의 대나무 숲(?)
대나무에 대한 이유를 알 수 없는 호감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약소하게나마 이렇게 마련해 놓은 대나무 길이 참 마음에 들었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