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WAPI 강의 @OXB어학원

그동안 난 유진투자증권에서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적용받아 선물옵션이든 주식이든 유관기관 수수료만 내고 매매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이벤트가 금년말로 종료되기 때문에 새로이 트레이딩을 위한 증권사를 찾아야 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은행제휴계좌도 꽤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기 때문에 이벤트가 없이는 매매를 지속하기가 사실상 힘들다.

SK증권은 선물옵션 거래에 있어서 상당히 낮은 수수료율을 제시하고 있다. 은행제휴계좌에서는 옵션의 경우 0.06%로 업계 최저수준이고, 이에 더해서 영업점 계좌로 협의수수료를 적용 받을 시 0.035%가 제시되고 있다는 사실을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다. 보통 협의수수료를 제공받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매매가 이뤄져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소수수료 규정조차 없다. 그리하여, 2014년부터는 SK증권을 통하여 트레이딩을 하기로 결정을 하였다.

이에 더해서 SK증권은 직접 HTS를 만들어서 트레이딩을 할 수 있도록 API를 간접적이나마 공개하고 있는데, 그 API이름이 WAPI이다. 와피라고 읽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이 WAPI를 포함하여 SK증권의 파생쪽의 고객대응 채널로서 운영되고 있는 듯한 네이버 카페가 하나 있는데, "파생인의 쉼터(http://cafe.naver.com/fo24)"라는 곳이다. 해당증권사의 정광옥 부장이라는 분이 운영을 하고 있다.

오늘 듣게되는 강의는 바로 이 카페를 통해서 공지되었고, 며칠 전에 강의 참가 신청을 하였다. 또한 금요일 경에 영업점 계좌를 열면서 고객등급으로 등업이 이뤄져 강의료도 약간 절감할 수 있었다.

강의 장소는 강남역 인근의 OXB어학원이라는 곳인데, 내가 다니는 영어 스터디 마이존과도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그래서 당연히 찾기도 쉬웠다.

서두가 다소 길었는데, 강의 내용은 WAPI의 사용을 위한 프로그래밍 강좌정도로 보면 된다. 그런데, 아쉬운 점은 참가 인원의 프로그래밍 실력이 워낙에 다양하여 나같은 사람은 현직 프로그래머인데 어떤 사람은 거의 프로그래밍을 못하는 사람도 있는 듯하다. 따라서, 강의의 수준을 어디다 두어야 할 지 고민이 많은 듯했다. 최대한 쉽게 설명해달라는 정 부장의 부탁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래밍 강좌라는 것이 프로그래머가 아닌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닌지라, 현직 프로그래머에게는 다소 지루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그래도 어려운 강의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초반의 지루함에도 불구하고 WAPI를 어떻게 C# Winform에다가 적용시켜서 SK증권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느지를 적절히 설명해 주었고, 이밖에도 미리 로딩시켜놓아야 하는 프로그램 등을 알 수 있어서 나에게는 매우 유익한 강의가 되었다. 강의를 듣기 전에는 몇 번 시도해 보았는데 이렇게 SK증권과의 통신을 위해서 미리 로딩해야 하는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등은 알아낼 수 없었기 때문에 꽤 고전했었다. 카페 관련 글을 모두 뒤져서 찾아 내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게 되었다.

강의 참가자들의 연령은 꽤나 다양해 보였는데, 나와 같이 프로그래머이면서 트레이딩 전략을 알아 가면서 시스템트레이딩을 하려는 사람들도 있었고, 나이가 좀 들어 보이는 참가자들은 프로그래밍 쪽은 부족한데 트레이딩 전략은 좀 더 높은 수준에 있을 거라고 추측된다. 강의를 해주신 분은 자산운용사에서 현직 프로그래머를 일하고 계시는 분인 "LionHeart"라는 필명을 사용하시는 분이었고, "이준호"라는 필명을 사용하시는 분은 다음 강의를 맡게될 분으로 살짝 다음강의에 대한 프리뷰를 해주셨다. 놀랍게도 직업이 치과의사이다. 개인투자자 중에서 똑똑한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고 특히나 의사들도 많이 참가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실제로 그런 사람을 보니 좀 신기하다.

강의가 끝나고는 저녁으로 뼈해장국이나 순대국중 택일을 하여 제공하였다. 내가 강의료로 낸 2만원 중에 포함되어 있으니 강의료도 그리 비싸다는 느낌은 안든다. 식사를 하면서 다른 분들고 말도 섞고 친해질 기회도 있었지만 별말 안하고 그저 밥만 먹고 일찍 자리를 떴다. 대부분 나보다는 연배가 있는 분들이고 뭔가 인상이 어두워 보여서 친해지기가 좀 그랬다고나 할까.

확률상 선물옵션 시장에서 승자가 될 확률은 1% 미만이라고 하는데, 나오면서 문득 오늘 강의를 들은 사람들은 나를 포함하여 모두 패자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 순간 오싹하였다. 잘해봐야 한두명만이 수익을 거두겠지...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