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레보비츠 사진전 @한가람미술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Leonardo DeCaprio가 백조를 목에 두르고 있는 홍보사진 하나만 보고 관람하기로 결정한 것이 꽤 오래전, 며칠 전에 오클락에서 할인티켓을 판매하는 것에 마침내 동기부여가 되어 어제 예술의 전당에 갔다가 평소와는 다르게 왠지 저녁 먹고 관람할까라는 생각이 들어 그대로 실행에 옮겼으나 관람 마감시간이 지났다는 예상치 못한 안내를 듣고 실망하여 돌아간 후 오늘 다시 방문하여 기어이 보게 되었다. 다음 주에 봐도 되긴 한데, 이미 구매해 놓은 할인티켓 마감이 2월 28일까지라 평일에 이 사진전을 보려고 휴가를 내기도 좀 뭐해서... 일요일에는 휴식을 취한다는 내 생활패턴 원칙을 살짝 깨버릴 수 밖에 없었다.

사실, 오늘도 집에서 저녁먹기로 해놓은 상태라 시간이 꽤 촉박하여 오디오가이드를 안빌렸더니 너무 빨리 다 봐버렸다. ㅎㅎㅎ 오디오 가이드를 빌리지 않으니 종종 사진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하기도 했지만 사진 자체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구도 등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살필 수 있다든지...

내가 사진 전문가도 아니고, 다른 인물사진작가와 비교하여 애니 레보비츠Annie Leibovits가 어떤 강점이 있다고 평가할 능력은 없지만, 한가지 인지할 수 있는 것은 피사체들의 눈빛에서 뭔가 편안함같은 것이 느껴진다. 모르긴 몰라도 이것은 작가의 능력이 아닐까 생각된다. 피사체를 편안하게 유지시키는 능력, 특히 데미무어Demi Moore의 만삭사진에서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럼에도 가장 인상적인 사진은 역시 스칼렛 요한슨의 관능적인 2004년도 사진이었다. 남자라 어쩔 수 없나보다. ㅎㅎㅎ 이밖에도 여러 분야의 유명한 인문들의 사진이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었는데, 빌클링턴 재임시절의 사진과 그 당시의 힐러리 클링턴의 모습 또한 인상깊었던 사진들 중에 하나였다.

나와서 디카프리오랑 같은 컨셉으로 사진 찍으려고 배경 + 백조 인형을 비치해 둔 공간이 있었는데, 백조가 때가 타서 회색 백조(?)가 되어 버렸다. 자주 빨지는 않는가보다. ㅋㅋ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