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뉴먼츠맨: 세기의 작전

2차세계대전 당시에 히틀러의 광기에 의해 잿더미로 변할 위기에 처한 유럽의 예술품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조직된 모뉴먼츠맨Monument men이라는 군사조직(?)이 있었는데, 이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것이 바로 모뉴먼츠맨: 세기의 작전이다. 미술에 대한 관심이 있기도 하였거니와 조지클루니George Clooney와 맷데이먼Matt Damon이라는 캐스팅이 예매의 망설임을 불허하였다.

초반은 생각보다 지루하다. 전쟁영화의 탈을 쓰고 있지만, 전쟁영화에서 기대하는 엄청난 스펙타클을 기대할 수는 없으며, 그렇다고 시나리오가 엄청나게 훌륭하여 긴장감을 유지시켜 주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내가 느꼈던 감동은 미술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는 일반적인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기에 난 다른 사람에게 이 영화를 추천할 생각은 없다.

다만, 난 이 영화를 통해, 목숨을 걸고 지켜야할 것이 무엇인가라는 철학적인 질문에 대한 색다른 답을 찾은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에 찡한 감동을 받았다. 난 태생적으로 애국자가 아니라 그런지 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받쳐야 한다고 학교나 군대에서 아무리 세뇌를 시켜봐야 쇠귀에 경읽기였는데, 예술 작품을 위해서 목숨을 받친다는 것은 또다른 문제인 것 같다. 세기의 작품들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어쩌면 나도 목숨을 바쳐야 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는 미세하지만 흔들림을 느꼈다. 속물근성에 쩔어 있는 나로서는 의외의 발견이 아닐 수 없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