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인근,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으로 꾸며진, 어번팜 with 웹디동

한양각에서 배를 채우고 우리는 어번팜Urban Farm이라는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난 당연히 심이누나의 아지트인 드뷔시산장으로 갈 줄 알았는데, 의외의 카페로 우리를 안내한다. 요즘 유행하는 인더스티리얼 디자인으로 인테리어를 꾸민 카페였는데, 주인이 꽤나 신경써서 관리를 하는 듯했다. 테이블 위치를 임의로 옮기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 문구가 유난히 눈에 띠었다.

이 카페에서 가장 도드라진 것은 책장같이 보이는 미닫이 문을 열면 화장실이 나온다는 것이었는데, 인더스트리얼 디자인 속에서 유일하게 여기가 북카페를 표방한다는 것을 알려 주는 얼마 되지 않는 책들과 월럿색 나무 책꽂이가 애매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책이 많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오기 전까지 이 카페는 꽤나 조용하게 손님들이 나름대로의 공부를 하고 있었다. 우리와 우리 이후에 온 손님들이 이런 분위기를 깨버리긴 했지만... 우리 탓이기 보다는 시간상 저녁 타임 이후에는 이런 소란스러운 일반적인 카페분위기로 자연스레 바뀌는 것이라고 변명하고 싶다. ㅋㅋㅋ

셋 다 커피 좋아하는 사람들인데 의외로 다 커피를 주문하지 않고, 난 레몬에이드, 민웅이형과 심이누나는 다른 주스를 선택했다. 왜 그랬을까... 기름진 음식 먹고 나서 왠지 라떼를 먹어야 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난 기름진 수준이 평소보다 좀 심하게 느껴져서인지 청량감 있는 음료를 마시고 싶었다.

요즘 심이누나가 열중하고 있는 재봉틀로 이것저것 만들기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내가 뜬금없이 프라다 원단으로 가방만들어 달라고 조르고, 심이누나는 쪼랩한테 바라는 게 많다고 거부하고 실랑이(?)를 했다. 그러다가, 내도 그 수업을 들어 볼까라는 생각까지 이르게 되었는데, 내가 정말 그 수업을 듣게 될 지는 잘 모르겠다. ㅋㅋ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