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피센트

안젤리나 졸리Angelina Jolie가 주연이기도 하고 마케팅에도 꽤 적극적이었다고 생각했던 영화인데 생각보다 큰 상영관을 점유하지 못한 점이 살짝 의심스러워 갈까말까 고심하다가 극장을 찾았다. 영화를 다 보고난 이후 아마도 극장 상영관 선정을 하면서 정책 결정자도 고심을 하지 않았을까 상상이 간다. 왠지 잘 될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롯데시네마 노원의 작은 상영관인 3관의 인기좌석은 대부분 점유되었다는 사실을 보면 망작은 아닐 것 같다.

말레피센트Maleficent 나쁜짓을 하는 정도로 해석될 수 있는 형용사인데, 보통 마녀witch라고 불리워지기엔 극전개상 입체적인 인물에 속하기에 그냥 마녀라고 불리기 보다는 이런 단어를 사용한 것 같다. 영화 원제도 Maleficent이고 국내 타이틀도 그대로 독음하여 말레피센트라고 지었다. 다만, 이 독음이 말레피센트린데 멜리피션트인지 햇갈린다.

워낙에 잘 알려진 동화,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모티브로 하여 만들어진 영화인데, 내 생각에 이 모티브와 같은 내용은 물레바늘에 찔리는 것 말고는 없어 보인다. 완전히 다른 스토리라고 보면 된다. 보면서 이 황당함이란... 아마도 이 황당한 전개가 감독의 관객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웃음포인트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된다.

스포일러를 피하려고 하니 좀 조심스럽긴 한데, 달달하지만 동화같은 결말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최근 이것이 헐리우드의 트랜드인가 싶다. 겨울왕국도 그렇고... 아무에게나 추천하기엔 좀 모라르지만 동심으로 돌아가려는데 너무 유치한 것은 피하고 싶은 사람에게 적합한 영화라고 표현하고 싶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타일에 가깝다.

최근 작품활동을 매우 뜸하게 하는 안젤리나 졸리인지라 기대가 되었는데, 분장이 워낙에 독특하여 오랜만이라 반가웠다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다. 다코타 패닝Dakota Fanning의 동생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엘르 패닝Elle Fanning이 비련(?)의 공주 오로라 역을 맡았다. 그리고, 어린 오로라 공주 역에는 안젤리나 졸리의 딸 비비엔 졸리피트Vivienne Jolie-Pitt가 등장한다. 말레피센트로 분장한 안젤레나 졸리가 너무 무서워 다른 꼬마 배우들이 그냥 울어버렸는데, 그녀의 딸만이 무서워하지 않았다고...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