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기본적 분석에 관련된 양대 거장이자 워렌 버핏의 스승들로 익히 알려진 벨 그레이엄과 필립 피셔의 저서들을 읽어 보았고, 나의 투자 방향에 대하여 어느 정도 확신이 서 있는 상태에서 추가적으로 기본적 분석에 관련된 책을 읽는 것은 그다지 유의미한 일은 아니었음에도 다시 기본적 분석 쪽으로 유명한 피터 린치의 책을 읽게 된 것은 그가 마젤란 펀드의 매니저였다는 사실 한 가지였다. 즉, 그는 직업상 고객의 환매 요구에 언제든 응할 의무가 있었고, 이 말은 항상 하락세를 예측하면서도 기본적 분석에 대한 태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더 쉽게 이야기하면 피터 린치의 방법을 알게 되면 시장의 고점과 저점을 포착하는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결론적으로, 피터 린치는 나와 같이 시장의 고점과 저점을 포착하여 초과수익을 얻으려는 것을 그다지 추천하지 않았다. 자신은 직업상 불가피하게 이를 찾기 위하여 노력한 것이 었을 뿐, 시장의 급등락에 의하여 개별 종목의 매매를 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의견을 견고하게 피력했다. 심지어 전체 시장의 과열과 패닉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 개인 투자자가 똑똑한 펀드 매니저들과 기관 투자자들을 이길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다고까지 하였다. 즉, 그는 워렌 버핏과 같은 입장을 부러워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회사의 성향에 따라 주식을 여섯 가지로 분류했는데, 저성장주, 대형우량주, 고성장주, 경기순환주, 자산주, 회생주로 구분하고 이들에 대한 각각의 투자 방법에 대하여 설명을 하였다. 난 대형우량주와 고성장주, 경기순환주에만 투자하는데, 그가 제시한 방법 역시 알고 있던 일반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사실, 알고도 참을성이 없어서 못하는 것이 기본적 분석 아니던가!
이제 책의 외적인 부분에 대하여 이야기 할까 한다. 『One up on Wall Street』이라는 원제를 가지고 있는 이 책은 2000년에 출간되어 같은 해 7월해 한국어로 번역되어 출간되었으나 워낙 번역이 부실하다는 이야기가 많았었고 8년여가 흐른 같은 출판사인 국일증권경제연구소에서 역자가 바뀌어 2009년 2월에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가격은 15,000원이었던 것이 무려 53% 오른 23,000원으로 매겨졌다. 구매할 때는 그다지 신경 안썼던 부분인데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은 사기당한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폰트는 어찌나 거대한 지, 폰트 좀 작게하고 줄간격 좀 줄이면 무게가 1kg에 육박하는 하드커버책일 필요가 없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 이거 가지고 다니면서 읽느라 팔이 좀 굵어 진 것 같다. 좀 두껍게 만들어 비싸게 팔아 먹겠다는 후진국형 발상에 무한한 조소를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