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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체스판』 Z. 브레진스키

Sat, 26 Dec 2009 +9:00  Hits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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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커피믹스 껍데기에서 100원짜리 OK캐시백 쪼가리를 오리고 있을 때, 또다른 누군가는 거대한 유라시아의 지정학적인 힘의 균형관계를 미국대통령에게 조언하고 있다. 엄청난 스케일의 차이 아닌가! 이 거대한 스케일을 연구하는 사람의 생각을 알고 싶다면 『거대한 체스판』을 읽어보면 된다.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는 원래 폴란드 사람인데,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냉전시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세계 전략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친 사람이다. 그리고, 그가 90년대 후반에 자신의 이러한 생각을 정리하여 냉전이후의 미국이 나아갈 길에 대한 지침서로서 펴낸 책이 바로 『거대한 체스판』이다. 출간한 지 10년이 넘은 책이지만 지금 시점에서 보아도 그가 예측한 냉전 이후의 유라시아의 지정학적 관계는 비교적 잘 맞아 떨어지고 있다.

책 내용은 유라시아 전지역을 망라한다. 유럽, 중국, 러시아, 러시아에서 독립한 중앙아시아국가들, 극동아시아 모두 다 다룬다. 아메리카나 오세아니아도 간간히 언급되는 것과 비교하여 아프리카는 그의 안중에 없는 듯 하다. 대체적으로, 유럽과 러시아에 대한 내용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극동아시아에 대한 내용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나 또한 극동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좀 더 크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하여 언급하자면, 아무리 중국이 성장한다 하더라도 중국이 세계 패권국으로 성장하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것이 브레진스키의 의견이다. 더욱이 과연 중국이 그렇게 성장할 의지를 가지고 있느냐에도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즉, 중국은 중국을 중심으로한 주변 아시아국에 대한 막대한 지배력 이상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 기축통화에 대해서 중국이 견지한 입장을 보더라도 그의 생각은 틀리지 않은 듯 하다.

지정학적인 측면에서 물론 한반도도 빼놓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주한미군에 대한 그의 입장은 조금 놀라웠는데, 주한미군이 존재함으로 인하여 미국이 일본에도 군대를 주둔시킬 명분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통일한국이 된다면 주한미군의 명분은 그만큼 퇴색될 것일 뿐더러 중국이 코앞에 미군의 주둔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고 주일미군 또한 명분이 사라져 버리기에, 극동아시아에 대한 지배력을 중국에게 넘겨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통일한국을 가장 원하지 않는 것은 아마도 미국이라는 말이 된다.

통일한국 시대 이후부터 일본도 미국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힘을 추구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잊지 않았다. 독자적인 힘이라는 말 대신 독자적인 무장이라는 말을 넣어 보면 꽤나 무서워지지 않는가! 지금까지는 고분고분했지만 앞으로도 그럴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는 일본의 정신자세에 대해서는 10년이 지난 지금, 하토야마 정권이 들어선 지금의 일본이 그의 의심을 더욱 확고히 해주고 있는 셈이다.

유럽쪽에 대한 이야기도 모두 관심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아시아에 대한 관심만큼은 아니었기에 딱히 언급하고 싶은 이야기는 없다. 다만, 영국의 입장이 유럽보다는 미국에 더 가깝다는 사실을 개인적으로 다시한번 더 확인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워낙에 미국의 입장에서 씌여진 책이기는 하지만, 그걸 감안하고 읽더라도 미국의 힘이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 깨닫는데는 딱히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달러가 기축통화자리에서 물러날 것인가에 대해서 잠시나마 신중히 생각해 봤던 내 자신이 너무 멍청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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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s
기축통화

미국의 헤게모니가 지속되더라도,
기축통화 문제는 밀고 당기는 게임이지 않을까요?

2010/08/08 19:16:04
rudol이상욱

글세요... 제 얄팍한 식견으로는 결코 헤게모니와 세뇨리지를 분리해서 생각하기가 쉽지 않네요. 댓글 감사합니다.

2010/08/09 00: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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