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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과 택시, 그리고 새로 알게 된 두 가지

Sun, 24 Jan 2010 +9:00  Hits 393

내가 가장 어리석다고 생각하는 짓 중에 하나가 막차 시간 놓쳐서 택시타는 것이다. 아예 작정하고 택시탈 생각을 하는 것이라면 모를까 그냥 술자리 분위기에 넋놓고 있다가 본의아니게 택시를 타는 짓을 말하는 것이다. 물론, 남들이 그러는 것을 비난하지는 않는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철두철미하게 항상 이성적인 판단을 할 필요도 없는데다가, 내가 남들 택시비 내주는 것도 아닌데 상관할 일도 아니다. 그렇지만, 나 자신에게는 다르다. 내가 그런 멍청한 짓을 하는 것은 참을 수가 없다. 그런데 어제는 그런 짓을 했다.

일상적으로 영어스터디가 끝나고 뒷풀이겸 해서 마련된 술자리에서 몇잔을 비우고보니, 평소보다는 조금 늦게 술자리가 끝났다. 9시 30분이다. 그런데, 같은 테이블에서 이야기 하던 Jenna, 강인, Talyer, 그리고 나, 이렇게 넷이서 노래방을 가게 되었다. 노래를 못부르는 데다가 남들앞에서 망가지는 꼴을 결코 보여주기 싫어하는 스타일인 난 노래방을 거의 월드컵주기 수준으로 가는데, 집에 그냥 들어가기는 애매한 시간인데다가 (들어가는 경우도 많았지만) 오늘은 그냥 달아오른 유대감을 나때문에 깨고 싶지 않고, 게다가 한국말은 어설픈 Talyer가 한국어 랩을 기가막히게 한다는 소문을 확인하고 싶은 생각도 있기에 마지못해 따라가서 마지못해 권하는 마이크에 대고 몇 구절을 따라 불렀다. 사람들이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분위기가 깨지지는 않은 것 같다. Jenna의 노래실력은 출중하고, Talyer의 한국어 랩실력에 대한 루머도 사실임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노래방에서 새로운 사실을 하나 알게 되었다. 요즘(?)에는 신곡의 경우 MR를 깔아 준다. 못부르는 사람도 티 안나게 만들어 주는 시스템 중에 하나인 것이다. 프로의 세계에서 MR은 비난의 대상이지만, 아마추어의 세상에서 MR은 꽤나 유용한 존재임에 틀림없다. 동시에 노래방 사업의 처절한 생존싸움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 아무래도 꽤나 오래전에 생겼는데 내가 2010년 1월에서야 알게 된 사실인지도 모르겠다.

1시간만 넣었는데, 서비스 10분 3연속콤보를 날려 주시는 주인아저씨 덕분에 넋놓고 있다가 지하철을 늦게 타고 말았다. 강남역에서 건대입구까지는 무리없이 올 수 있었지만, 7호선을 갈아타면서 5분차이로 막차를 놓치게 되었다. 그나마 다행히 태릉입구까지 가는 열차는 탈 수 있었다.

택시비를 줄이고자 버스를 타고 최대한 올라가서 택시를 타게 되었는데, 택시를 타면서 또 한 가지 알게 된 사실이 있었다. 요즘 택시 기본요금은 할증이 붙어서 2,880원이라는 사실과 카드결제가 된다는 사실이다. 물론, 카드결제 이야기는 뉴스를 통하여 접한 사실이지만 실제로 경험을 해보니 어두운 택시 안에서 잔돈 치루는 일이 없어서 좋은 것 같다. 할증붙은 택시도 정말 오랜만에 탄 것 같다. 아마도 2년만? 가까운 거리라 승처거부를 당해 집까지 걸어거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은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경기침체로 인하여 할증경기도 딱히 좋지 않아 "빈차" 램프를 켜고 줄지어 서 있는 택시들이 적지 않았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어리석은 짓을 했지만, 새로운 사실 두 가지를 알았다는 것으로 상계하여 내 자신을 용서해 주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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